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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어떻게 골라야 할까?
중국차 납-농약 파동으로 짚어본 수입차 구입요령


기생충알이 검출된 김치와 표백제가 과다하게 포함된 찐쌀 등 중국산 수입식품에 비상이 걸렸다. 차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이승신)이 지난 9월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차(茶)를 대상으로 실시한 성분검사에서 다량의 납과 농약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안정성 실태와 중국차를 비롯한 수입차를 구입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을 짚어본다.


▷ 수입차 안정성 실태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뢰 검사한 중국차에 대한 안정성 검사 결과는 수입차에 대한 허술한 관리 감시 체제를 드러내 보였다. 소비자호보원은 이번 검사 결과 인터넷 쇼핑물과 대형할인점, 소매점 등에서 유통되고 있는 수입산 차 제품 30종 중 중국산 7개 제품에서 납과 농약이 허용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차 1개 제품에서는 납(Pb) 성분이 잔류허용기준(5.0ppm)의 23.4배인 117.22ppm이 검출됐고, 다른 1개 제품에서는 살충제인 비페스린(Bifenthrin)이 잔류허용기준(0.3ppm)의 3.2배인 0.96ppm 검출됐다. 납은 만성적으로 중독될 경우 식욕부진과 두통 등을, 비페스린은 호흡곤란이나 경련 등의 증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국산 국화차와 우롱차, 대잎차, 야생고정차 등 5개 제품에서는 카드뮴(Cd)이 0.05~0.47ppm 검출됐고,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국산 가루녹차 1개 제품에서는 농약성분인 할펜프록스(Halfenprox)가 검출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중국산 차 1개 제품에서는 농약성분인 엔도설판(Endosulfan)과 싸이퍼메트린(Cypermethrin)이 검출됐으나, 이 성분들에 대한 차의 잔류허용기준은 아직 설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차를 수거해 검사하고 불법제품 판매를 단속하기로 했다. 또한 수입 신고되는 제품에 대해서도 잔류농약검사를 강화하고 중금속 중 기준이 설정된 납과 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카드뮴, 비소, 수은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검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구입요령

현행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차는 국내산과 수입산 모두 제품명ㆍ업소명이나 소재지ㆍ내용량 등을 표시해야 하며, 이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은 판매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수입산 차의 경우 전체 30종 중 60%(18종)가 한글표시를 전혀 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인터넷이나 다구점, 차가게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경우 상당량이 한글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이는 대부분 쿼터 초과 수입량에 대해 부과되는 500%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음성적으로 차를 수입ㆍ유통되고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일명 ‘보따리 장사’들이 국내로 들여오는 차의 경우 정식 수입절차를 밟지 않아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원산지와 주요성분, 수입처 등이 표기되지 않은 제품은 정상적으로 수입되지 않은 불법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며 “수입차를 구입할 경우 제품명과 식품유형, 수입업소명 및 소재지, 제조업소명 등이 한글로 표시되었거나 포장지에 인쇄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

‘식품위생법에 의한 한글표시’가 있다 하더라도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은 다시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차는 유통기한이 2년을 넘지 않는데 이를 표기하지 않거나 기한 내에 판매되지 않은 차의 유통기한을 임의로 연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글표시와 실제 내용물 종류, 양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살피고, 반품 및 교환장소가 명기되어 있는지도 확인한다.

가게 등에서 구입할 경우 가능하다면 직접 차의 냄새를 맡아 봐 습기가 찼거나 곰팡이가 피지 않았는지, 묵은내가 나지 않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차의 종류에 따라 고유의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면 오래된 차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정식으로 등록된 차 수입업체를 이용하고, 길거리나 간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차는 가급적 구입을 피한다.

정인오 교수(한서대 차학과)는 “입소문이나 차 수입상의 말만 믿고 수입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는 소비자 스스로가 차에 대한 기본지식을 쌓아 품질변별력을 기르는 것이 제일 안전한 보호막”이라고 강조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11-07 오후 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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