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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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 성불을 말하다



<우리말 법화삼부경>(혜조 스님 옮김, 운주사, 2만5천원)

<법화사상론>(차차석 지음, 운주사, 1만5천원)



중생의 고통을 해소시키고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법화사상. 그 사상을 담고 있는 ‘법화삼부경’인 <무량의경>과 <묘법연화경>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은 모든 사람이 가장 빨리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직설적으로 혹은 다양한 비유를 통해 일러준다.

법화사상에 관한 두 책 <우리말 법화삼부경>과 <법화사상론>
독립된 이 세 경전은 한편으로는 법화사상을 일러주는 서론, 본론, 결론으로 읽을 수도 있다. 개경(開經)인 <무량의경>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하기 전에 영취산에서 설했던 경전이다. <무량의경>은 한량없이 다양한 가르침도 결국 한 가지 가르침, 즉 모든 현상의 본질은 ‘모양 없는 도리(無相)’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본경(本經)인 <묘법연화경>은 일승사상(一乘思想)과 본불사상(本佛思想) 등을 설하고 있으며, 부처님의 지혜를 성취해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가 되게 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중생들의 근기에 맞춰 다양한 비유설법이 펼쳐져 오늘날 많은 불자들이 독송하는 경전이기도 하다.

결경(結經)인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은 모든 업장이 망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보현보살을 관하는 수행법과 육근참회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세 경전 중 <법화경>에 대한 해석본이 국내에 많이 선보인 것과는 달리 <무량의경>과 <관보현경>의 해석본과 연구 성과는 극히 적은 실정이다. 최근 출간된 <우리말 법화삼부경>과 <법화사상론>이 반가운 이유다.

<무량의경>과 <묘법연화경>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을 우리말로 풀이한 혜조 스님(조계종 문화국장)
혜조 스님의 <우리말 법화삼부경>은 이 세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역주를 달아 어려운 내용을 풀이한 책이다. 이 책은 사실 혜조 스님의 속가 어머니로부터 번역이 시작됐다.

새벽 3시면 어김없이 독경을 하셨던 어머니는 <법화경>을 읽은 후 ‘이 훌륭한 가르침을 혼자 알고 있기 아깝다’는 생각에 번역과 사경에 매달렸다. 그 번역본의 감수를 혜조 스님에게 부탁한 것이 1998년.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 조금씩 잊혀져가던 이 원고는 2001년 7월, 장마로 인한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 생사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스님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스님은 이후 ‘법화삼부경’ 번역에 매달렸고 4년 만에 <우리말 법화삼부경>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법화삼부경’ 번역은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드린다는 의미 외에도 어떤 약으로도 치유가 불가능했던 병든 나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됐습니다. 번역을 마칠 무렵에는 그동안 나도 몰래 쌓여왔던 원망과 아만이 녹았고, 몸도 많이 치유됐습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법화사상이 널리 세상에 알려져 모든 이들의 번뇌와 갈등이 해소되고 부처님과 같이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년간의 번역과 3년 동안 10번에 걸친 교정을 거친 만큼 문장이 간결하고 매끄럽다. 또한 “10번째 교정을 보는 순간 뜻풀이가 막혔던 ‘제2방편품’의 한 대목이 확 트이더라”고 할 만큼 문장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그동안 발표한 <법화경>에 대한 학술 논문을 책으로 엮은 차차석 박사(동국대 강사).
한편 <우리말 법화삼부경>은 조만간 점자도서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불경 점자도서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던 스님은 조계종 문화부에서 받는 월급을 꼬박꼬박 모아 점자도서 출간할 자금을 만들어뒀다고.

“장애란 타고 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도 언제 어떻게 장애를 얻게 될지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경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행복의 길을 안내하는 ‘법화삼부경’이 그들의 밝은 눈이 되어 줄 것입니다.”

<우리말 법화삼부경>이 경전의 뜻풀이에 주력했다면 <법화사상론>은 박사논문을 비롯해 오랫동안 <법화경>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차차석 박사(동국대 강사)가 그동안 발표한 <법화경> 관련 논문을 모아 엮은 것이다. 법화사상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에 비해 학술적 연구가 미미한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그 존재감이 적지 않은 성과물이다.

“법화경이 말하는 성불은 매우 쉽습니다. 법화경을 듣고 그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수행의 완성과 불국정토건설을 핵심사상으로 하는 <법화경>을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보고자 했습니다.”

1부에서는 ‘법화경의 법사에 대한 고찰’ ‘법화경의 역사의식 탐구 시론’ ‘법화경에 나타난 행함과 열반의 상관성 고찰’ 등 <법화경> 자체에 대한 연구물들을, 2부에서는 <법화경>이 중국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전개되었는지를 사상사적 측면에서 살피고 있다.

지은이는 단순한 수지독송용이 아닌, 현실에서 깨달음의 실천방법을 일러준다는 것이 <법화경>의 진정한 가치라고 말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10-25 오후 7: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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