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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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삼천배, 그리고 아비라 기도
부처님 감사합니다 - 나에게 아비라 기도는 下



삼천배에서 시작된 나의 불교인연은 아비라 기도를 만나게 해 주었고, 지금까지도 일년에 네 번 아비라 기도를 하고 매달 삼천배 기도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불교에 좀 더 다가가고 보니, 지금 내 자신의 신행생활이 미흡하다고 생각돼 항상 성철 큰스님께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더불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이 세상 많은 사람들에게도 불교를 만나게 해 줄 수는 없을까도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인터넷이었다.

전 세계를 이어주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이용하면 정말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성철 큰스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이 좋은 기도법을 빨리 많은 법우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불면석(cafe.daum.net/bmsuk)’ 카페다. 2005년 4월 13일에 출발한 불면석은 5개월 만에 회원이 270여명을 넘어섰고, 매달 둘째 주 토요일마다 해인사 백련암에 모여 철야 삼천배 기도를 한다. 그리고 매달 넷째 주에는 마곡사에서 능엄주 수독 철야기도 일정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더 비중을 두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한달에 두 번씩 모이는 법회가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맺어지는 불연(佛緣)이다. 회원들이 카페에 올리는 살아있는 글은 초심자들이 삼천배와 아비라 기도 그리고 일과기도 등의 수행을 할 수 있는 발심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삼천배가 두려워서 감히 도전해 보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불면석 카페에서 다른 이들이 삼천배 원만회향한 후 올린 후기를 보고 발심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분들이 또 다른 초심자를 불교의 세계로 이끄는 것이야 말로 정말이지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 기도가피가 아니고 무엇이랴?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은 설득력이 없다. 힘든 삼천배와 아비라 기도를 직접 해보고 나서 확신에 찬 언어로, 주위 법우들을 설득해 해인사 백련암에 데리고 오는 후배도반들을 보는 내 마음은 정말 뿌듯하기만 하다.

성철 큰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신 ‘남을 위해 기도하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불면석에서는 내 안의 불성을 찾고, 업장소멸의 기회를 만들고자 힘든 결심을 하고 해인사 백련암에 참석한 초심자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전체 대중이 아무리 많아도 초심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회원들 모두는 그 한 사람의 삼천배 원만회향을 위해 기다려주고 참아주면서 천천히 호흡을 맞추어 주는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후배들이 선배들의 관심과 배려 속에서 불심을 키우고 다져나가기를 바란다. 또한 이것이 불면석의 튼튼한 전통으로 이어져나가도록 하고 싶다.

불면석 카페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또 한 가지 기도법이 있다. 그것은 생활기도법으로, 역시 성철 큰스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다. 우리가 매일 절에 가지 않으면서도 부처님을 하루도 놓지 않고, 내 자신을 굳건하게 만들면서 근기를 만들어 가는 기도법으로, 매일 하는 일과기도가 그것이다.

예전 백련암에서 삼천배 기도를 하면 성철 스님으로부터 받는 선물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불명(佛名)이고, 두 번째는 일원상(一圓相)이고, 세 번째가 ‘삼(參)서근’의 화두이며, 네 번째가 ‘불기자심(不欺自心)’의 수행심이다.

그 중 일원상은 액자로 만들어서 집에 걸어놓고, 매일 그 앞에서 참회기도를 한다. 예를 들면 기도를 좀 오래하신 분이나, 특별하게 스님으로부터 숙제를 받게 되면 집에서 절을 하게 되는데, 우리 모두는 일원상 앞에서 기도를 한다.

성철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절에 가서 기도를 하는 것이 매일 연결되지 않으면 나태해지고 기복적인 부분이 생길 때만 찾아가게 되는데, 부처님은 그렇게 필요 할 때만 찾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예불과 참회를 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것이 수행정진이다. 그러니 집에다 일원상을 내 마음의 부처로 걸어놓고 집에서 매일 기도하라”고 하셨다.

나는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받아 들였고, 또 지금까지 행해왔으며 또 이 부분을 카페를 통해서, 삼천배를 통해서, 법우들에게 수행의 지침서로 전해 주고 싶다. 죽을 때까지 예불대참회문을 보면서, 매일 세끼 밥 먹는 것과 똑같이 빠짐없이 108배 참회기도를 하고 능엄주를 하는 것이 백련암으로 삼천배를 다니는 우리들 수행의 기본이다.

그렇게 정진력이 힘이 붙으면 108배의 숫자를 늘려 300배를 하기도 하고 500배를 하기도 하고 1000배를 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능엄주 수독도 하루 1독에서 3독, 7독, 14독으로 늘려나가기도 한다.

부모에게 받은 육신의 몸으로 도를 이루기 위한 좋은 인연을 만났으니, 우리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으로 업장소멸과 참 ‘나’를 찾아가는 정진력을 묵묵히 행할 따름이다.
스님께 받았던 불명도 수행의 큰 지침이 된다. 법명을 받은 지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심원(心源)이라는 불명 값도 못하지 말고, 기도 열심히 해라” 하고 말씀하셨던 성철 큰 스님의 음성이 귀에 쟁쟁하다. 16년 기도 다닌 세월에 내세울 밑천 하나 제대로 없건만, 늘 스님이 주신 ‘삼(參)서근’의 화두를 들고 자신 자신을 속이지 않는 수행심으로 정진해 나갈 따름이다.

이렇게 신행수기를 쓴다는 사실이 오히려 부끄럽고 커다란 짐이 되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새삼스럽게 나의 게으름을 탓하는 채찍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성철 큰스님을 만났던 인연으로 지금 신행수기를 쓰고 있고,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성철 큰스님의 위대한 사상과 생활기도법이 많은 법우들에게 공감하고 실천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큰스님께 받은 심원이라는 불명이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에, 불면석이라는 카페를 통하여 내 생각이 아닌 성철 큰 스님의 말씀과 사상을 올바르게 전하고자 전념하고 노력할 따름이며, 인연 있는 도반들이 한 분이라도 만나진다면 그 분을 위한 삼천배를 하고자 할 뿐이다.
김두만(부산시 북구 금곡동) |
2005-10-19 오후 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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