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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조각가 오채현씨 성모상 바티칸서 제막
한국적 정서 배인 전통적 어머니의 모습


성모상의 강복의식이 이뤄지고 있다.
불교조각가인 오채현(43)씨가 제작한 한복입는 성모마리아상이 수개월 동안 종교재판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가톨릭의 본산 바티칸에 안치됐다.

오씨는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저에서 교계인사와 외교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월 13일 성모상에 대한 의식인 강복(降福, 불교의 점안식과 유사)을 했다"고 밝혔다.

교황청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는 한국형 마리아상의 안치 행사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온갖 고생에도 불구하고 고요하게 웃음을 머금은 성모님 얼굴은 초창기부터 한국 가톨릭 교회의 수호자요 상징이신 성모님 평생이 그러하셨듯이 한국 서민 여성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채현 작가의 성모상
성염 교황청 한국대사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약 2m 높이의 작품은 한복을 입은 한국의 평범한 어머니가 등에 발가벗은 아기 예수를 업고 머리에는 물동이를 지고 있는 모습으로, 지난 6월 바티칸 한국대사관으로 옮겨졌다.

오씨는 "그동안 제가 불교조각가라는 사실과 성모의 젖가슴이 노출된 것을 문제삼아 그동안 안치여부를 놓고 논란을 겪어왔지만, 최근 바티칸 인사들이 예술적 관용을 보여 이번에 성모상 안치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경주출신으로 경북대 미술학과와 이태리 까라라 국립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전통조각이 아닌 현대적 석불상 창작과 민화적 해학이 돋보이는 호랑이 작품을 주로 선보였다. 불교계에서는 춘천 봉덕사, 서울 구기동 관음사, 북한산 심곡암 등이 오씨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조용수 기자 | pressphoto1@hanmail.net
2005-10-17 오후 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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