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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장애인부부, 재활원 떠나 세상속으로
정신지체 장애 3급 부부 2쌍, 아파트 얻어 독립

이사짐을 챙기고 있는 박병주 전미숙 부부
천마재활원(원장 박근련)내에서 ‘오빠’ ‘동생’으로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던 정신지체 장애인(3급) 박병주(36), 전미숙(32) 부부와 이태근(31) 이경숙(28) 부부의 방에서는 이사 준비가 한창이다.

재활원에서 생활하다 사랑을 키워 정관스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 살림을 차렸던 천마재활원을 떠나 사하구 다대동에 12평 영구임대 아파트를 얻어 독립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각각 결혼 9년, 8년만이다. 부산지역 장애인 재활시설에서 부부가 새 둥지를 찾아 독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생의 대부분을 재활원에서 보낸 이들 부부에게 세상으로의 독립은 기쁨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모험이고 도전이다.

아파트에 가구 배치를 하고 있는 부부
독립을 결심하고서도 2년 동안이나 은행 거래법, 고지서 납부 요령, 금전출납부 작성, 시장보기, 요리 등 세상 살이에 적응하기 위한 갖가지 훈련과 연습으로 보내야 했을 정도다.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간단한 금전출납부 작성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부산불교교육대학 자원봉사자들과 연계한 적응훈련끝에 재활원의 보호에서 벗어나 세상이라는 망망대해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213만 임대 보증금의 아파트는 도자기 굽는 일, 식당보조, 시설 관리 등으로 받는 월급을 모아 장만했다. 입주일인 15일이 임박하자 이들 부부는 이사갈 아파트를 재활원 선생님, 가족들과 함께 도배, 장편, 페인트칠까지 직접했다. 결코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둘이서 채워나갈 풍성한 사랑과 꿈을 간직한 부부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10월 12일 이사준비에 한창인 부부를 만났다. ‘닭살커플’로 소문난 박병주, 전미숙씨 부부는 “막상 독립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기쁘기도 하지만 모든게 걱정되고 막막하기도 하다”며 “그래도 알뜰하게 살림해서 3년 안에 전셋집으로 이사 가는 게 목표”라고 야무진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미숙씨는 제과제빵 기술을 배워 최고의 파티쉐가 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2세 계획도 조심스레 세우고 있다.

결혼 8년차인 이경숙씨는 “장애인 축구팀 선수로 활동하는 남편이 전국 장애인 풋살대회에 출전 중이라 혼자 이사를 하게 돼 걱정이 더 많다”며 “재활원 식구들이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어서 나도 울게 될 것 같다”고 떠나는 섭섭함을 전했다.

떠나는 이들만큼이나 이들의 친정인 재활원 관계자들의 마음도 남다르다. 이들을 친정 어머니처럼 보살펴온 천마재활원 박근련 원장은 가구를 직접 챙기고 도배지까지 골라줄 정도로 극진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처음으로 독립하는 아파트를 열쇠로 열고 있다.
전미숙씨는 “원장님은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싶은데 집이 좁아서 다 받을 수가 없을 정도”라며 “힘들 때마다 부처님을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나가라고 늘 말씀하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 부부는 10월은 재활원을 오가며 적응 과정을 그친 후, 11월부터 트랙스타에 취직 여느 사람들처럼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일요일엔 늦잠도 자고 산책도 하면서 생활의 여유를 누리고 싶다는 이들의 단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임대 아파트에서 가까운 관음사 신도로 등록, 생애 처음으로 법회도 보고 신도들과의 만남을 통해 불자로서의 깊이도 더해가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관음정근으로 하루를 열었던 천마재활원의 하루처럼 보금자리에서도 기도와 정진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황소진 부원장은 “이들 부부를 시작으로 천마재활원은 내년 봄 새로운 원내 커플이 탄생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뒤를 이은 독립 커플들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며 “장애인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천미희 기자 | gongsil@korea.com
2005-10-14 오후 4:47:00
 
한마디
부디 축복 받을 지어라, 두 부부들! 중생의 장애를 떠나, 부처님 생명으로 살아갈지어라! 부처님 생명엔 장애도, 어려움도 없는 법. 어떠한 현실적 어려움이 올지라도, 내 생명 부처님 생명임을 잊지 말고, 장애 있는 중생이 아니라 광활한 생명, 본래가 밝고 무애한 부처님 생명으로 살아갈지어라... 普賢合掌
(2005-10-14 오후 7: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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