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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속의 붓다, 붓다 속의 공자



<공자 속의 붓다, 붓다 속의 공자>(박민영 지음, 들녘, 9천원)

“나는 다행이다. 조그만 잘못이 있어도 반드시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있으니.”

“그동안 나의 언어와 행동에 어떤 잘못은 없었던가? 만일 조금이라도 그런 것을 보고 들은 사람이 있다면, 벗들이여! 부디 나를 가엾게 여겨 지적해 달라.”

지은이는 붓다의 말 속에서 공자의 모습을 공자의 말 속에서 붓다의 모습을 발견했다.
위의 말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고, 아래의 말은 <상응부경전>에 나오는 부처님의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깨달은 이의 가르침과 실천은 일맥상통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공자’와 ‘붓다’는 동시대를 살며 당대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인문출판사 편집장을 역임한 박민영씨는 공자와 붓다의 가르침으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시도하게 됐고, <논어>와 <잡아함경>을 통해 ‘신화화되기 이전의 공자와 붓다의 모습’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붓다의 말 속에서 공자의 모습을, 공자의 말 속에서 붓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공자의 계단에 한 발을 디디면 그것을 기반으로 그보다 높은 붓다의 계단에 오를 수 있었고, 붓다의 계단에 한 발을 디디면 다시 또 높은 공자의 계단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붓다와 공자의 사상이 똑같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이들은 어느 정도 비슷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한쪽에 대한 이해는 다른 한 쪽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지은이는 공자와 붓다의 사상 속에 존재하는 공통점을 45가지 이야기 주제로 나누어 엮었다. 경전에 기록된 이해하기 어려운 비유나 함축적 표현은 당시의 정황에 비추어 쉽게 풀어써 붓다와 공자의 가르침이 어떻게 나오게 됐고, 어떤 의도를 담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상응부경전>의 “색(色)에 집착할 때 악마에 붙잡힌다. 집착하지 않는다면 악마로부터 풀려난다”는 구절과 “번지르르한 말과 번지르르한 외양(色)이 어짊인 경우는 드물다”는 <논어>의 구절을 통해 지은이는 공자와 붓다 모두 물질적 세계 특히 몸에 갇힌 인간의 마음을 해방시키려 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붓다가 몸의 감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집착하지 않기를 바랐듯이, 공자 역시 눈에 좋게 보이는 것을 탐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몸에 갇혀 있는 시야를 벗어나야 세계를 바르게 볼 수 있으며, 그래야 마음에 바른 도덕이 깃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공자와 붓다는 도(道)가 만인에게 개방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아무리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멸시하지 않고 아무리 하찮고 평판이 나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만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 예로 공자는 측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란 세력의 수장인 필힐을 만났고, 부처님이 살인자 앙굴리말라에게 가르침을 전했다.

이 밖에도 ‘큰 깨달음 작은 말’ ‘깨달은 자의 고독’ ‘깨달은 자의 사회적 책임’ ‘종교 관념의 혁신’ ‘벗의 가치’ ‘악의 실체’ 등 각 상황에 대한 공자와 붓다의 가르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공자와 붓다 사상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시대 진정한 지식인이자 실천가로서의 공자와 붓다를 만날 수 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10-12 오후 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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