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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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신문기자가 바라본 포교 비전
현대불교신문 기획 포교 방담




불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불자들이 양산되어야 하고 불자를 양산하는 길은 포교 외에는 없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몇몇 개인의 원력에 의지하는 주먹구구식 포교는 통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구체적 자료를 통한 과학적 접근, 전략적 포교이론의 정비 등 새 시대에 맞는 패러다임과 인프라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현장을 뛰는 포교사들은 “계층별, 연령대별 세분화를 통한 ‘맞춤포교’ 시대가 열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는 시대에 맞는 실제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현대불교신문은 지난 3개월간 직장직능, 복지, 군부대, 어린이 및 청소년 분야에서부터 대중문화와 사이버 스페이스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포교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 ‘맞춤포교 인프라를 구축하자’를 연재했다.

포교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성공담과 실패담을 모아 분야별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 기자들이 발로 뛰었다. 지난 3개월간의 결산과 함께 취재과정에서 느꼈던 점, 앞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와 포교비전을 정리해본다.


○한명우=이번 포교기획은 현장에 맞는 맞춤 포교의 틀을 제공한다는 야심찬 기획아래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각 분야에서 축적되어온 포교 노하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반면, 현 포교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데요, 우선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김원우=제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조계종은 전체예산의 약 12.2% 정도만을 포교예산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도 10~12%를 넘지 않는데요, 이렇게 각 종단이 한해 포교예산으로 책정하고 있는 액수는 전체의 약 1할 안팎에 불과합니다. 포교 없이는 불교의 미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포교예산은 해마다 감축추세에 있습니다. 상당히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은비=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포교사들에 대한 종단의 무관심과 관리 소홀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승가와 재가,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일선에서 뛰고 있는 포교사들을 취재하면서 제대로 된 지원이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안타까웠습니다. 아직도 포교사의 법문이나 의식집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포교사야말로 스님과 사찰의 원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구석구석 손을 뻗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원세력입니다. 재소자와 탈북자를 대상으로 조직적인 포교를 펼칠 수 있는 단체 역시 현재로서는 포교사를 제외하곤 전무한 상태입니다.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박봉영=비교적 포교가 잘 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직장직능 분야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직장직능 단체들 사이에서 이른바 조직화가 되지 않아 와해되거나 왜곡된 신행으로 번지는 등의 한계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노병철=대중 문화의 중심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 중에는 불자들도 적지 않지만 그들을 활용한 포교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습니다.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국민의 관심거리가 된다는 면에서, 이들을 활용한 포교야말로 어느 계층보다 큰 폭발력을 갖는데도 말이지요. 현재 대한불자가수회와 한국불교예술인연합회 등이 자체적으로 음성포교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는 미비한 수준입니다.

○김주일=대중문화뿐만이 아니지요. 일반 문화계가 다수의 대형 창작물을 쏟아내며 활기를 띠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불교 문화계는 너무 조용합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 문화계는 자본과 직결되는 장르입니다. 불교계의 인색한 투자와 무대책이 오늘날 불교문화를 빈곤하게 만든 것입니다.

○김강진=그래도 불교 복지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복지관련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잘 되고 있는 복지관은 모두 불교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간 불교복지는 눈부시게 발전해왔습니다. 그래도 아직 다양한 계층에게 꼭 들어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어, 그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복지를 통한 불교 포교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지연=현재 불교계가 펼치고 있는 ‘사이버 포교’는 대부분 인터넷 포교에만 얽매여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이용한 접근은 더 이상 새로운 포교방법이 아닙니다. 최근 와이브로(휴대인터넷)가 상승세를 타면서 내년 초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지요. 이렇게 사회에서는 전 분야에 걸친 유비쿼터스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불교계 역시 이에 걸맞는 우수한 콘텐츠와 양질의 서비스 개발이 필요한 때입니다.

○조용수=인구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농촌지역의 경우, 종단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성공사례로 취재한 거창 정토사나 고견사처럼 몇몇 앞선 사찰도 있지만, 인구감소와 취약한 접근성 때문에 포교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사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대로는 10~20년 후 스님도 신도도 없이 폐허가 된 사찰이 늘어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이은비=어린이ㆍ청소년 포교 역시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해마다 수가 줄어들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더구나 어린이ㆍ청소년 불자의 수조차 제대로 파악돼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기사를 작성하면서 각종 어린이ㆍ청소년 단체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해당 단체에 소속된 불자 수만 파악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전체 어린이ㆍ청소년 불자의 수는 2003년 조계종 포교원 조사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나마도 조계종단에 국한한 자료였지요.

○남동우=지식인 포교를 취재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지식인이 포교의 주체인가 대상인가’였습니다. 지식인이 다른 계층의 사람들처럼 포교의 대상임은 분명합니다. 동시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감안할 때 포교의 주체로 나서야 할 책임감 또한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수불자회 등을 제외하면 지식인들이 하나의 단체를 구성해 포교의 일선에 나서고 있는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일단은 지식인들이 포교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따라서 각 종단을 비롯한 불교계 각 주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만이 지식인을 포교 주체로 나설 수 있게 한다는 당연한 귀결을 맺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철주=대학생과 외국인노동자 계층을 취재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돈이 안 되는 분야에는 여전히 불교계 관심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부 스님들과 포교사들이 사재를 털어 포교 활동에 나서고는 있지만, 종단차원의 정책은 아예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니까요.

○한명우=여러 가지 문제점을 말씀해주셨습니다만 취재 과정에서 새로운 접근방법 또한 도출해 낼 수 있었기에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 취재과정에서 각자 생각한 맞춤포교 방안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주십시오.

○김철우=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대안이 있기 마련입니다. 각 단체가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파악하면 그에 맞는 해답이 나오지요. 직장직능 역시 알찬 운영으로 꾸준히 활동을 펼치는 사례가 분명히 있습니다. 불교대학과 연계해서 양질의 교육을 실시하거나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회원을 하나로 모은 단체들은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지요. 여기에서 직장직능 분야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김주일=최근 몇 년간 산사음악회가 각 지역축제와 연계해 붐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을 산사로 불러 모았지요. 지금이야말로 산사음악회의 성공을 발판삼아 문화포교에 나설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예술인들끼리 인프라를 구성하고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하겠지요. 후원기금을 마련할 창구를 개설하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여수령=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을 통해 불교포교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N세대 스타 중에서 불자가 누구인지를 꾸준히 파악하고 타 신행단체와 이들을 연계해서 불교로 끌어들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불자 연예인과 종립학교가 팬미팅 형식으로 자매결연을 맺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종단을 통해 예산지원이 이루어지면 폭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조용수=지역포교는 역시 현지화와 특성화가 관건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이 중요했습니다. 농촌 뿐 아니라 도심사찰의 경우에도 의왕 용화사의 사례처럼 현대인들이 원하는 정신적 안식처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합니다.

○강지연=틈새를 파고드는 ‘블루오션’ 전략은 사이버 포교에 있어서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해 온대로 인터넷 포교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한편, 사이버 포교의 또 한축은 신기술에 두고 지금부터라도 꾸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합니다.

○박봉영=포교사를 낭비 없이 적재적소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종단과 사찰이 포교사의 능력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활동 중인 포교사는 양질의 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한편,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는 일정 기간 현장자원봉사를 하며 실무를 익힐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합니다.

○이은비=어린이ㆍ청소년 분야 역시 종단 차원의 거시적인 지원마련이 절실합니다. 이제는 어린이ㆍ청소년 계층 포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매년 이들의 숫자를 파악해 포교지침을 세울 수 있는 연구기관이 하나쯤 설립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김강진=저 역시 이번 기사를 쓰면서, 현재 불교복지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광범위한 조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2000년 이후 간행되지 않았던 복지총람을 다시 간행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강유신=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학생과 외국인 노동자 계층은 불교의 미래 포교와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하루 빨리 관련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외국인에게도 산문을 개방하고, 강원에 외국인 포교에 관한 전문 과정을 개설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도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박익순=지식인 취재를 하면서 사회여론주도층에 불자가 적기 때문에 불교계가 입는 불이익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교에 대해 왜곡된 시각 배후에는 여론 주도층의 편파적인 시각이 일정하게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김용표)가 제안한 교수포교사제도는 장차 여론을 주도하게 될 대학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포교를 펼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정작 종단측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종단의 포교 담당 부서는 “포교사 남발이 우려된다”는 궁색한 변명을 이유로 들더군요. 교수포교사 선발 과정을 다듬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이유로 교수포교사라는 좋은 아이디어를 썩히고 있는 셈입니다. 열린 마인드 없이는 포교가 요원하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정리=이은비 기자 | |
2005-10-19 오전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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