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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노인복지센터 장터



서울노인복지센터 앞 길가에는 10월 4일~7일 장터가 열렸다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추억의 장터 수익금은 서울노인복지센터 경로식당 운영기금으로 사용된다
“500원이에요, 보고 가세요. 물건 많아요!”

‘500원’이라는 말에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이 머문다. 좌판에는 옷가지들이 가득하다. 바지 한 벌이, 양복 상의 한 벌이 500원이라니, 구경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진다.

종로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지완) 앞 길가에서는 10월 4일~7일 ‘장터 가는 날’ 행사가 한창이다. 10월, 노인의 달을 맞아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매년 진행하고 있는 ‘탑골 사람들’ 행사 중 한 부분이지만 장터의 열기는 그 어떤 행사 보다 뜨겁다.

여성의류가 가득한 곳이지만 할아버지들이 이것저것 고르는 손길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송인국(72) 할아버지는 부인에게 어울릴 만한 옷을 고르고 싶지만 할머니의 사이즈를 몰라 옷을 사기가 쉽지 않다며 너털웃음이다. 박현자(74) 할머니는 발랄한 멜빵 치마를 보고는 손녀가 생각 나 이내 한 벌 사든다.

장터가 진행되는 한켠에서는 짚으로 만든 생활 용품 판매가 한창이다. 알알이 짚으로 꿴 달걀도 있다. 이런 풍경이 정겨워 구경하는 이들은 절로 웃음이 난다. 짚신용품을 판매하는 이순이(75)ㆍ이상희(74) 할머니는 자신들이 직접 삼은 짚신이 팔려나가자 신이 나서 외친다.

“장식용으로도 좋아요, 예쁜 짚신 사세요! 계란도 맛있어요, 계란 사세요.”

장터하면, 먹거리 장터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는 보문사(주지 묘관) 신도 10여명의 음식 솜씨도 엿볼 수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마련한 김치전이며, 빈대떡 수정과 등은 어르신들에게 인기 만점. 음식은 장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장터의 맛을 살려주는 먹거리 마당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진행된 장터는 어르신들에게,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신명나는 행사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경로식당 후원기금 마련’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이 하루 2000명 이상. 경로식당 운영 자금만 300~400만원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복지관에서 기증받은 의류 4000여점을 판 수익금은 이렇게 매일 찾아오는 어르신들의 식사를 마련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복지센터 경로식당 이용 어르신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행사에 참여한 어르신들과 복지센터 직원들은 “훈훈한 인심이 있어 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는 계속 제공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의 식사를 원활히 제공할 수 있도록 채소와 쌀 등의 음식물과 후원금 등 나눔의 손길을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

한편 서울노인복지센터의 '탑골사람들' 행사는 길거리 탁구대회, 예술제 등의 프로그램으로 10월 18일까지 계속된다. (02)739-9501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5-10-10 오후 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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