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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과학은 행복까지도 과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 방법은 대략 두 가지로 이뤄진다. 하나는 화학물질과 전기신호에서 법칙을 찾는 방법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의 행동양식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분류해서 일반적인 법칙을 발견하는 방법이다. 전자가 정신 신경학의 방식이라면, 후자는 심리학이 취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행복을 화학적인 물질과 전기신호로 설명하는 학자들은 인간의 행복을 느끼게 하는 뇌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라고 하는 생각을 만들어내는 뇌(주로 대뇌 부분)로 들어가는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시상부분(변연계)의 신호전달 체계를 이해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원천, 그리고 종교적인 황홀감까지도 분자적인 수준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심리학적 방법은 행복에 대한 몇 가지 힌트를 준다. ‘자신이 행복한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한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조사에 따르면 주관적인 행복도가 상위 10%에 해당하는 서구 대학생들은 ‘친구와 잘 지내는 외향적인 사람’이거나 ‘남보다 특별히 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특별히 종교적이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행복은 종교보다도 마음에서 오는 것임을 짐작케 한다.
과거 사람들의 행복도와 현대인의 행복도를 비교한 결과 또한 더 많은 것을 갖는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현인의 가르침을 확인해준다.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음에도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행복한 미래를 영원히 갈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금강경의 ‘미래심 불가득(未來心 不可得)’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될 때, 가만히 앉아서 ‘불행한 나’를 들여다보자. 큰 행복은 추구해서 얻어지는 것이라기보다, 그 불행을 느끼고 있는 나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하자. 불성이라는 것의 속성이 곧 행복이라는 것을 부처님께서 직접 보여 주시기 때문이다.
530호 [200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