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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사승가대, 20년만의 불사회향 및 졸업식


청암사 승가대학 학장 지형 스님 졸업생 대표 1회 시견 2회 벽공 스님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반갑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고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처음 청암사에 비구니 승가대 학 문을 열 때만 해도 집이 새는 것만 고치고 필요시설만 갖추면 졸업식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10월 2일 청암사 대웅전, 청암사(주지 상덕) 승가대학(학장 지형) 제6차 불사회향 및 제1회 졸업식을 맞아 학장 지형스님의 떨리는 목소리가 경내를 휘감았다. 1987년 부처님의 혜명을 이어갈 후학양성에 뜻을 두고 지형, 상덕 스님이 청암사에 온지 20년 만에 처음 갖는 졸업식이다.

20년을 기다려준 졸업생 스님들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이 묻어있는 훈화는 초심의 풋풋함으로 청암사에 들어와 승으로서 위의를 갖추고 익히며, 청암의 주인으로 잘 살아준 학인스님들 한명 한명에 대한 감회와 자랑스러움, 축하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초심을 잊지 말라”는 꼼꼼하고 자상한 당부가 따뜻하다.

지형, 상덕 스님이 처음 청암사 승가대학을 열 때 함께 들어온 학인 스님은 겨우 16명. 청암사 승가대학은 어느새 1회부터 20회까지 337명의 스님을 배출했다.

졸업생대표 3회 능인 스님이 학장 지형스님에게 꽃다발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 스님을 비롯해 직지사 주지 성웅, 해인사 강주 종묵, 운문사 승가대학장 명성, 동학사 승가대학장 일초 스님을 비롯한 1,000여 사부대중이 축하하는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열여덟 번의 타종으로 시작해 육법공양, 주지 상덕 스님의 학사보고와 인사말씀, 졸업증서와 선물(가사) 수여(졸업생 대표 1회 시견, 2회 벽공), 불사진행에 공헌한 학인(선명, 도운)에 대한 상패수여, 학장스님께 꽃다발 증정(졸업생대표 3회 능인), 훈화, 송사, 답사, 중창불사에 공헌한 분들에 대한 상패 수여, 치사, 격려사,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지장본원사 사회복지법인 성우원 합주부의 감동어린 연주가 시작되자 스님들이 애써 참아온 눈물보를 터뜨렸다.


행사의 마무리는 지장본원사(주지 정도) 사회복지법인 성우원 합주부가 감동어린 축하연주로 장식했다. 기쁘고도 뜻 깊은 날 대중들은 애써 감춰 온 눈물보를 터뜨렸다. 식이 끝난 후에는 범종각과 자양전 현판식도 열렸다.

이날 재학인 석현 스님(사교반)은 송사를 통해 “청암의 모든 것에서 선배님들의 땀과 손길을 느낄 수 있다”며, “이렇게 자랑스러운 청암을 흔연히 내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어느 회상에서든 당당한 청암인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약 20년 만에 청암사를 처음 찾았다는 1회 졸업생 시견 스님(영천 적조암)은 답사를 통해 소지품을 트럭에 싣고 처음 청암사에 들어오던 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경전을 배우고 불사를 도우며 온전히 청암과 하나였던 그때를 회상했다. 그리고, 후배 학인 스님들에게 “청암 도량이 든든히 졸업생을 받쳐주는 법의 그늘임을 잊지 말고 즐겁고 충실한 강원 생활 하기”를 부탁했다.

성우원 합주부의 연주를 감상하는 스님의 얼굴에는 어려웠지만 보람되고 스스로 대견스러웠던 지난 20년 세월의 감회가 스쳐지나갔다.


19년 동안 이어온 불사에 도움을 준 분들에게 상패를 수여하는 시간, 어느덧 고인이 된 무진 이수길 거사 대신 홍옥희 보살이 감사패를 받고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20년 만에 졸업식을 맞는 스님들의 두 눈도 어느새 불그스레하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세월동안 청암사를 찾은 모든 인연들에게는 크고 작은 사연도 많고 감회도 새롭다.

이날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지형 스님과 상덕 스님의 물과 같은 추진력, 구름과 같은 높은 원력의 결실”이라고 치하했다. “앞으로 청암사의 모든 대중들은 열심히 정진해서 거룩한 혼이 깃들도록 해 주시기”를 당부했고, 졸업식을 맞는 스님들에게는 “중생들의 부름을 받고 다가가 중생들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세상을 아름답게 장엄해주는 꽃이 되라”는 축하의 말을 했다.

범종각 현판식


신라 헌안왕 3년(859)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청암사는 1710년 경에 이미 영남의 최고 선원이자 한강 이남의 제일의 대강당이었던 유서깊은 경학도량이다. 인조 25년 제1중창 이후 1911년까지 5번의 중창불사를 했으며, 지형, 상덕 스님이 1987년 3월 최초비구니승가대학을 설립해, 전각과 당우를 보수 신축해 비구니 강원의 면모를 갖추고 발전시켜 현재 130여 명의 학인이 경학하고 있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불사된 전각과 당우로는 진영각, 정법루, 사천왕문, 사십이수관음보살상, 범종, 중현당, 선열당, 극락전, 회암비각, 목어, 운판, 범종각, 보광전, 일주문, 불령교, 백화당, 근심푸는 곳, 육화료, 대웅전, 자양전 등이 있다. 19년간 6차 중창불사 동안 졸업식을 갖지 못했던 첨암사는 앞으로 매년 졸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배지선 기자 | jjsunshine@hanmail.net
2005-10-07 오후 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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