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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청장은 9월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성보박물관을 ‘항온항습도 안 되는 유물전시관’으로 폄하하는가 하면, 삼성문화재단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소유권이 분명한 사찰출토문화재를 사찰 측에 돌려줘야 한다”는 열린우리당 윤원호 의원의 주장에 대해 유 청장은 “항온항습 시설이 잘 된 통도사성보박물관을 제외한 사찰박물관은 유물전시관에 불과하다”며 사찰박물관 시설의 취약성 때문에 반환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현등사 사리구와 관련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이 “사리구에 ‘현등사’라는 명문이 있어 소유가 분명한 만큼 삼성 측이 장물인 줄 모르고 구매했을 가능성은 적다”며 삼성문화재단의 장물취득 의혹을 제기하자 유 청장은 “‘현등사’라는 명문을 지워버리면 그만인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것은 소장처가 박물관이기 때문이며, 그나마 다행이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성보박물관과 현등사 사리구에 대한 유 청장의 답변에 대해 불교계는 유 청장의 성보문화재에 대한 인식 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조계종 문화국장 혜조 스님은 “자신들이 성보박물관을 지어놓고는 항온항습도 안 되는 유물전시관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며, 현등사 명문을 지워버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발언 또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말이 아니다”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회장 김의정) 또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도굴범들의 스승인가! 길잡이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유 청장 발언의 취지를 따졌다.
중앙신도회는 논평에서 “천륜을 저버린 자들에 의해 조상의 무덤이 파헤쳐져 시신과 관이 호암미술관처럼 좋은 시설과 관리시스템에서 잘 보존돼 전시되고 있다면 지금처럼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부당하게 약탈된 문화재 반환을 추진하고 우리 문화재를 유지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