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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청아한 소리 다 모였네
9월 22일 개관 진천종박물관



진천종박물관 내부를 소개해주는 원광식 진천종박물관 명예관장.
외형의 아름다움이나 크기, 소리의 울림 등에 있어 세계 최고라고 찬사 받는 성덕대왕신종.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됐으나 깨져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원사 종. 박물관에 고이 모셔져 있어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이들 종을 한자리에서 직접 치고 듣고 만질 수 있게 됐다.

9월 22일 개관한 충북 진천종박물관에 가면 가능하다. 실물을 체험하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주조법으로 고증을 거쳐 만들어낸 재현작이다.

‘관람’ 중심의 1층에 들어서면 성덕대왕신종이 실물 크기로 재현돼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성덕대왕신종의 유려한 아름다움으로 받은 감동은 시대별 종이 전시된 제1전시실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실물크기로 재현한 종 10여구가 전시된 제1전시실은 우리 종의 시대별 변천사를 담았다. 신라를 대표하는 선림원지 출토 종, 청주 운천동 출토 종, 일본 고묘지(光明寺)와 운주지(雲樹寺) 소장 종 등이 자리했다. 고려시대에는 일본의 덴린지(天倫寺), 엔세이지(圓淸寺) 소장 종이, 조선시대에는 홍천 수타사 종, 태안사 종, 해인사 홍치4년 명종, 김룡사 종 등이 재현돼 맑고 청아한 소리와 함께 만날 수 있다.

진천종박물관의 ‘체험’은 2층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2층은 범종의 주조방법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해 놓아 보기만 해도 이해하기 쉽다. 직접 비천상을 탁본할 수 있는 탁본체험의 장, 종에 그려진 문양의 의미를 보고 들을 수 있는 ‘문양에 담긴 불교정신’, 나라별 종소리를 비교체험할 수 있는 ‘세계의 종소리’, 같은 종이라도 음통(音筒)의 유무에 따른 소리변화를 들어볼 수 있는 코너, 범종관련 정보검색이 가능한 ‘범종백과사전’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야외 전시공간에서 종의 용뉴와 상대문양 등을 설명하는 원광식 명예관장.
소품 위주로 내부 전시실이 꾸며졌다면 외부는 대종 중심의 타종 체험 코너와 야외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진천군은 야외 조각공원 등도 조성해 종박물관 인근을 거대한 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11월 초 정상 운영을 앞두고 시범 운영 중인 종박물관은 정식 오픈까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043)539-3847~8


원광식(진천종박물관 명예관장)

성덕대왕신종, 상원사종 등 진천종박물관의 대표 종들을 재현 기증한 원광식 진천종박물관 명예관장(64)은 박물관 보유 종 150여점을 모두 기증하는 등 종박물관 탄생의 일등공신이다.

원 관장은 2000년 충북천년대종 작업을 하면서 충북과 인연을 맺었다. 2002년 본격적으로 종박물관 건립이 추진되면서 경기도 광주에 있던 자신의 작업장도 진천으로 옮겨왔다.

“내가 몇 년이나 더 종을 만들 수 있겠어요. 앞으로 3~5년 안에 종박물관을 채울 종 재현 작업에 더 박차를 가해야죠.”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인 원 관장은 전통 밀랍주조법 연구에 한평생을 바쳤다. 그 결과 세계에서도 그 소리가 아름답기로 으뜸가는 성덕대왕신종을 밀랍주조법으로 재현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상원사 종을 재현할 때는 원본에서 흐릿해진 문양까지 꼼꼼하게 재현해 냈다. 고증만 3년이 걸린 작업이었다. 자식 같은 종들을 아낌없이 진천종박물관에 기증했다.

“진품 국보 보물은 없지만 똑같이 재현된 종들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도록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천종박물관만의 장점”이라는 원광식 명예관장은 앞으로 낙산사 종을 비롯해 신륵사 종 등도 재현할 계획이다.
진천=강지연 기자·사진=박재완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5-10-06 오전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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