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 문화 > 출판
정토마을 능행스님의 <섭섭하게 그러나...>



□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능행 스님 지음, 도솔, 9천5백원)

1997년 무더운 여름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짐을 보면 스님 같은데 가족은 없고 임종이 임박한 사람이 있으니 한 번 와보라”는 천주교 호스피스 병동 수녀님의 전화였다.

1000여 명 환자의 마지막길을 배웅해 온 능행 스님은 죽는 법을 생각하면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은 능행 스님을 맞은 이는 손발톱이 살을 파고들고 살점이 뚝뚝 떨어진 모습으로 누워 있는 폐암 말기의 비구 스님이었다. 선방에서 정진하느라 건강을 돌보지 못했던 스님은 쌈지돈을 모아 입원시켜 준 도반들이 결제에 들고 나자 급속히 병이 깊어져 병원을 떠돌게 된 것이다. 스님은 “우리나라에서 땅을 제일 많이 가진 종교가 불교인데, 이렇게 큰 십자가 아래 누워 죽게 됐다”며 “스님들이 편히 죽을 수 있는 병원 하나 지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열반에 들었다.

그렇게 3년이 흐른 후 충북 청원군에는 불교계 최초의 호스피스 시설인 정토마을이 들어섰다. 죽음에 대한 막연한 절망과 두려움에 시달리는 말기환자들이 쾌적하고 편안한 시설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맞을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10여 년간 불자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 온 능행 스님이 기존의 호스피스 운동에 불교의 아미타신앙을 결부한 ‘아미타 호스피스운동’을 펼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능행 스님은 큰절에서 살다 병이 깊어지자 버림받은 스님을 비롯해 임종 직전에야 “이렇게 빨리 죽을 줄 알았다면 불사 같은 것 안 하고 공부했을 텐데”라며 눈물짓던 스님, ‘카타야수 동백염’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전신마비와 기억상실이 찾아왔지만 끝까지 목탁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스님 등 1000여 명의 다양한 환자를 만났다.

불교계 최초의 호스피스 시설인 정토마을을 운영하는 능행 스님이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만났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최근 발간된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에는 능행 스님이 이들과 맺은 소중한 추억이 스님의 눈물인 듯, 웃음인 듯 새겨져 있다.

어렵게 부지를 구해 정토마을의 터전을 잡았던 때부터 ‘죽을 일’ 밖에 없는 환자들이 몰려드는 혐오시설이라고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한 일, 법당에 시신을 쌓아둔다는 소문이 나 주민들 몇몇이 신발을 신은 채 법당을 뒤진 일, 경찰서와 검찰청을 수 없이 드나들어야 했던 일 등을 담담하게 정리했다.

또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개종했다가 다시 부처님의 품으로 돌아온 할아버지와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재산에만 관심을 보이는 자녀들에 실망한 어머니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른 채 하고 있는 ‘죽음’의 적나라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죽음을 코앞에 두고야 삶의 소중함과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현대인들에게 스님은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삶이나 30년 혹은 50년이 남은 삶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잘 죽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먹고 잘 살다가도 어느 날 막상 죽음 앞에 서면 그저 죽음을 피해보려는 필사적인 몸부림만이 있을 뿐입니다. 잘 죽는 법을 생각하면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해결될 것입니다.”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국 삶을 이야기하는 것임을, 잘 죽는 것은 잘 사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은 절절히 보여주고 있다. (043)298-2258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9-28 오전 10:37:00
 
한마디
스님너무많이존경함나 11월소식지를보니 서울에오셧던데열락이않다 한번뵙지못해 서운하군요 저도병자를대리고있기에 멀리는갈형편이 못됨니다
(2006-11-21 오전 5:33:05)
28
스님 머리숙여 존경함니다 이세상에존재하시는 산 부처님이신 능해스님 정말 존경함니다 11월소식지를보조개사에 오셔서 뱡원걸립비모금을하셔던대 알지못해 못갔읍니다 미리알아쓰면함니다
(2006-11-21 오전 5:25:11)
27
죽음을한번생각해보게하네요. 나를한번돌아보게도하네요.능해스님 우리곁을향상지켜주세요.
(2006-10-12 오후 5:13:29)
23
섭섭하게, 그러나... 가슴이 뭉쿨하게 잘 읽었습니다. 조금전에 정토에 전화해서 후원금 보낼수 있도록 남편이름으로 지로를 요청했습니다 2006년부터 잘 죽을수 있도록 잘 사는일을 하나씩 찾아보겠습니다 스님 정말로 존경합니다 스님이 계셔서 이사회가 아직은 살아볼만 합니다
(2006-01-02 오후 4:19:56)
26
스님정말로현실에맞는책입니다저많이느껴습니다정말좋은일합니다저는이책을절에서소개받고너무가슴이찡합니다항상건강하세요스님
(2005-12-25 오후 4:57:32)
34
능행 스님! 감히 그 누구도 행할 수 없는 고행의 길을 걷고 계시면서도 이렇게 알찬 내용의 책을 저희들에게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데로 잘 죽을 수 있도록 잘 살아야겠습니다. 스님의 고행에 마음적으로라마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12-22 오후 2:30:40)
26
능행스님 존경 합니다. 정토마을 찾아가 스님꼭 뵙고 싶습니다.
(2005-12-01 오전 10:59:46)
34
얼마전 마트에 같다가 책을보게되었읍니다 요즘장미빛인생 휴유증으로 또는인간이 가장관심많은부분이 죽음아니겠읍니까? 오늘여성잡지를샀는데 정토마을과능행스님이야기가나오데요. 한번찿아가도되나요? 그어디서도 느껴보지못한 내가슴속에 무언가끓어오르는듯한 그러나조용하고 편안한 그런느낌을가졌읍니다. 후에시간과여건이 된다면저도그런일이 하고싶습니다.
(2005-11-30 오후 6:18:02)
38
섭섭하지 않게......잘읽어보았읍니다 삶과 죽음이 단절이 아니요 연장선상에 있다는 사실 대한 인식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 날수 있다는 가르침 감명 깊습니다 존경합니다
(2005-11-26 오후 4:49:56)
42
너무좋은일하시고너무아름다운곳항상건강하세요
(2005-11-23 오후 3:04:25)
34
방금책을 읽어보앗습니다 ^^
(2005-11-19 오전 2:15:48)
34
스님...정말 고개숙여집니다. 꼭 한번 찾아 뵙고 싶습니다.늘 건강 하세요^^
(2005-11-18 오후 8:55:31)
29
당신의 책을 읽었습니다. 죽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할수 있는 좋은계기가 되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구요힘내세요
(2005-10-27 오후 6:00:16)
34
스님 좋은일 하십니다. 모쪼록 하시는 일 원만성취 하시길 ..._()_
(2005-09-29 오후 9:35:18)
36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