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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묵서로 작성된 이 중수기는 1966년 불국사 석가탑을 해체할 당시 탑신부 2층에 안치된 사리함에서 무구정광다라니경(국보 제126호)와 함께 발견됐으며, ‘묵서지편(墨書紙片)’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에 따르면 1997년 9월부터 1998년 12월까지의 상태조사를 거쳐 이물질제거, 겹겹이 쌓인 종이쪽 펼치기 등 기초 보존처리가 진행됐고, 현재 110여쪽의 종이편으로 분리돼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하지만 아직 판독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불국사무구광정탑중수기(佛國寺无垢光淨塔重修記)’라는 제하에 고려시대에 이루어진 중수 내용을 이두를 사용해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수한 시기는 ‘太平(중국 요(遼)나라의 연호) 18년’으로 돼 있어 고려 정종(靖宗) 대인 1038년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佛國寺西石塔重修形止記)’라는 제하의 중수 당시의 상황과 전말을 기록한 내용과 다라니경으로 추정되는 사경편 등도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까지 석가탑의 중수기록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 중수기를 통해 고려시대에 중수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고, 고려시대에 석가탑을 ‘무구광정탑’ 또는 ‘서석탑’으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고 밝히며, “이 중수기 등에 대한 정리와 조사는 내년에 착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