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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이의 "법장 할아버지 스님을 보내며"
'법장스님의 손녀같은 짝꿍 예슬이' 편지 공개




조계종 총무원장 인곡당 법장 대종사와 결연을 맺은 후 많은 도움을 받아왔던 최예슬(13ㆍ서울 효제초6)양이 법장 대종사를 추모하는 편지를 적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최예슬양. 사진=유철주 기자.
작년 6월 법장 대종사를 처음 봤다는 최예슬양은 편지에서 “약간은 어리둥절하고 얼떨떨 했지만 자상해 보이는 스님의 모습이 낯설지 않고 둥그런 얼굴과 안경을 쓴 모습이 나와 닮은 것 같기도 했다”며 첫 인상을 밝혔다.

‘법장 스님의 손녀 같은 짝꿍’이라고 밝힌 최예슬양은 또 “여름 캠프에 갔을 때 바닷가에서 짖궂은 친구의 장난으로 안경이 파도에 쓸려 갔을 때도 무척 속상했는데 법장 스님이 이 일을 아시고 안경을 선물해 주셨다”며 감사해했다.

그러나 최예슬양은 “스님이 돌아가시기 전날인 토요일 저녁에 벗어 놓았던 안경을 쓰려고 드는 순간에 안경다리 한쪽이 부러지는 황당한 일이 생겨서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스님에 대한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깜짝 놀랐다”고 밝혀 깊은 인연의 끈을 짐작케 했다.

최예슬양은 “아직도 살아 계실 것만 같고 “예슬아”하고 불러주실 것만 같은데 돌아가셨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에 눈물이 자꾸 날 것만 같았다”며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너무나 많이 하셔서 이젠 저세상에서 할 일을 하러 떠나신 건 아닌지”라고 법장 대종사의 원적을 애도했다.

다음은 편지글 전문.



법장 할아버지 스님을 보내며



작년 6월 어느 날, 저는 태어나서 스님을 그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약간은 어리둥절하고 얼떨떨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자상해 보이는 스님의 모습이 낯설지 않고 둥그런 얼굴과 안경을 쓴 모습이 나와 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법장 스님은 굉장히 유명하시고 높으신 분이라고 들었은데, 그 분의 짝이 되어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가까이서 뵈니까 그렇게 저와 다른 분 같이 않고 편안하게 대해주시니 친할아버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덕사에서 잠깐 만나 뵈었을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진 못했지만 항상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름 캠프에 갔을 때 바닷가에서 짖궂은 친구의 장난으로 안경이 파도에 쓸려 갔을 때도 무척 속상했는데 법장 스님이 이 일을 아시고 안경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스님이 돌아가시기 전날인 토요일 저녁에 벗어 놓았던 안경을 쓰려고 드는 순간에 안경다리 한쪽이 부러지는 황당한 일이 생겨서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스님에 대한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깜짝 놀랐습니다.

스님, 죄송합니다. 여름에 수덕사로 불러 녹차로 주시고, 대통령 행사에 불러 주시고, 설날에는 편지와 책, 문화상품권도 보내 주셨는데…저는 한 번도 스님께 감사 편지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살아 계실것만 같고 “예슬아”하고 불러주실 것만 같은데 돌아가셨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에 눈물이 자꾸 날 것만 같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너무나 많이 하셔서 이젠 저세상에서 할 일을 하러 떠나신 건 아닌지….
가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시신기증을 통해서 살신성인의 아름다운 마지막 모습을 남기신 스님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법장 스님! 가시는 길 편안히 안녕히 가세요….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가 있듯이 죽는 순간도 돌아오겠죠?
다시 만날 때는 스님과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습니다.

2005년 9월 15일
법장 스님의 손녀 같은 짝꿍
예슬이가 올립니다.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5-09-14 오전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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