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을 알리는 추분(秋分, 9월 23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여름철 이글거리던 태양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기세가 수그러들고, 아침저녁이면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따뜻한 차 한 잔이 절로 생각나기 마련이다. 국산 녹차와 다양한 중국차, 퓨전차 등을 선보이며 도심 속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 인사동 아름다운 차박물관(관장 이승애)이 추천하는 차를 음미하며 가을 속으로 빠져보자.
▷ 말차 호박 밀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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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에는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는 불포화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어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카로틴이 풍부해 저항력을 키워주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도와준다. 섬유질과 비타민C가 풍부해 변비 예방과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채소이기도 하다.
말차 호박 밀크티는 단호박에 말차(抹茶, 가루차)를 더해 끓인 것으로, 차를 우려마실 때 섭취하기 힘든 찻잎 속의 비타민 A와 E, 섬유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 우선 단호박 1개를 삶아 으깬 후 우유와 잘 섞어 체에 한 번 걸러 준다. 거른 액체를 냄비에 담은 후 꿀과 말차를 넣고 조금 더 끓여 잔에 담아내면 된다.
▷ 들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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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들깨차는 그늘에 말리거나 볶은 들깨를 가루로 빻아 꿀과 함께 타서 마시는 것인데, 아름다운 차박물관의 들깨차는 여기에 우유를 더했다. 들깨를 믹서기에 넣어 간 후 우유, 꿀을 넣고 중탕으로 끓이는 것이다. 해바라기씨 등을 함께 갈아 넣어도 좋을 듯.
들깨 가루 때문에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한 끼 식사대용으로도 무난하다.
▷ 국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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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월에 만개하는 노란색 감국(甘菊)은 항균, 해열효과가 뛰어나 피부질환 치료에 자주 쓰였으며 두피 염증을 해소하고 머릿결을 좋게 한다.
국화차는 흔히 연한 소금물에 데쳐 말린 국화를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는데, 말린 국화꽃과 꿀을 버무려 3~4주 정도 밀봉해둔 후 끓는 물에 타서 마시는 것도 별미다. 이때 농약을 뿌려 키웠거나 길가에서 자라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국화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 철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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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발효차 중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철관음은 중국 복건(福建)성 안계(安溪)현 일대에서 생산되는 청차(靑茶, 부분발효차)로, 한 청년이 관세음보살 부처님의 도움으로 만들었다고 해 ‘철관음’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향이 강하고 단맛이 진해 ‘칠포유여향(七泡有餘香, 일곱 번을 우려내도 향이 남아 있다)’이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중국 안계철관음 외에도 대만의 목책철관음 등도 차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차박물관 김은경 실장은 “가을에 접어들 무렵 중국에서 생산된 양질의 철관음이 많이 수입되고 있다”며 “향과 맛이 그윽해 가을에 즐기기 적합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