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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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 세상에서 제일 귀한 보물


이경애(52)씨는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애착이 크다. 서울 종로구 북촌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이씨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물건들이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하나 둘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주워 온 물건들이 식당과 집을 가득 채우게 되자 이번엔 아예 ‘북촌생활사박물관’을 건립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버릴 뻔한 기억들을 되살려내 게 된 것이다.

서울 북촌생활사박물관 이경애 원장이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불교설화를 책으로 펴냈다.
최근 펴낸 <세상에서 제일 귀한 보물>도 이씨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착’이 낳은 결과물이다. 1990년대 불교방송에서 ‘불교설화’란 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할 당시 수집한 불교설화가 이씨의 취재노트를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그러나 방송 프로그램이 갑자기 중단되고 나자, 애써 수집한 불교설화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 이렇게 책으로 펴낸 것이다.

“현재 전래되고 있는 설화 중 70~80% 정도가 불교와 관련된 것입니다. 하지만 사찰 신도들조차 사찰에서 전해지는 설화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시대 민중들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고 정법홍포라는 주제의식이 뚜렷한 불교설화를 알려야 겠다는 마음에 펜을 들게 됐습니다.”

이씨는 설화를 수집하기 위해 하루 종일 도서관과 지역 문화원에서 사찰 창건기와 군지(郡誌), 신문 등을 뒤지기도 하고 전국의 사찰을 쫓아다니며 노스님과 공양주 보살에게서 구전 설화를 채집하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설화가 수백여 편에 달했다.

수집한 설화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고민하던 이씨는 불교설화를 문학적 차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최근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본뜻이 왜곡되거나 전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해지는 경우를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동안 채집한 설화를 정확히 정리하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문장을 읽기 좋게 다듬는데 중점을 뒀다.

“흔히 설화라고 하면 초심자들을 위한 하근기적인 포교수단으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불교설화는 우리 설화문학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불교설화를 문학적 차원으로 승화시키는데 매진할 예정입니다.”

이번 책에는 거제 보현암 삼신굴 설화, 춘천 청평사 회전문 설화, 공주 갑사 공우탑에 얽힌 설화 등 이씨가 발품을 팔아 수집한 18편의 설화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보물>(이경애 엮음, 솔바람, 9천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9-13 오후 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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