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불교 학술서가 잇달아 출간됐다. 한국 고대사 연구의 기본적 사료인 <삼국유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삼국유사 사료비판>과 인도철학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웨단따 철학을 소개하는 <웨단따 철학>이 그것이다.
우리 학술사에서 <삼국유사(三國遺事)> 만큼 많은 연구가 이뤄진 역사서도 드물다. 하지만 또한 <삼국유사> 만큼 많은 이설(異說)과 궁금증을 간직하고 있는 책도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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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같은 주장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이기백(한림대) 채상식(부산대) 유탁일(부산대) 김상현(동국대) 교수 등에 의해 제기되고 연구됐던 <삼국유사>에 대한 논쟁을 정리, 심화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하씨는 선학(先學)들이 제기한 의문 중 편찬 시점과 편찬자의 정체 그리고 간행시기, 원고 완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밝히려고 한다. 이를 위해 <삼국유사교감연구> <삼국유사일자색인> <교감역주삼국유사> 등을 통해 <삼국유사>에 대한 외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현존하는 고판본에 대한 서지학적 검토를 통해 내적 사료비판에 접근하고 있다.
하씨의 주장을 정리해 보면, <삼국유사>의 오자와 탈자는 일연 스님과 무학대사 등의 찬자(撰者)가 직접 편찬 및 간행에 참여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며, 그러한 까닭에 미완성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내용의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고 조목(條目)간의 유기적 관계가 옅다는 것도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님을 말해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한다.
이어 권 제5의 서두에 찬자인 일연 스님의 이름과 직위가 적혀 있는 것을 볼 때 스님 생전에 권 제5의 집필은 완성되었으나, 스님의 비문에 <삼국유사>의 서명이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보면 일연 스님 생전에 그 외의 편목은 완성되지 않았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책 뒤편에는 연구에 쓰인 고판본인 <모씨소장고판본(某氏所藏古版本)>과 <조종업간장고판본(趙鍾業舊藏古版本)>을 실어 독자들이 직접 본문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3천년 이상을 거친 인도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대표적 철학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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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웨단따 철학이 인도철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지만 그간 우리 학술ㆍ출판계에서는 웨단따 철학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마에다 교수의 <웨단따의 철학-샹까라를 중심으로>를 번역한 <웨단따 철학> 출간이 반가운 이유다.
<웨단따 철학>은 웨단따 철학을 집대성하고, 그로부터 수많은 분파를 파생시킨 인도철학의 최고 철학자인 샹까라(Sankara, 700~750년경)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웨단따(Vedaanta)’는 웨다(Veda)의 끝(auta)이라는 뜻으로,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바라문교의 성전 <웨다>의 종결부를 형성하면서 그 궁극적 취지를 서술한다는 ‘우파니샤드’와 동의어로 쓰인다. 또한 웨단따 학파는 <우파니샤드>에 대한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고, 그 교설의 통일적 해설과 체계화를 지향하는 철학자 집단을 일컫는다.
불교학 및 인도철학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의 수제자인 마에다 교수는 책에서 웨단따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것은 물론, 샹까라의 독자적인 저술인 <우빠데샤 샤하스리>의 문헌학적 연구결과를 함께 볼 수 있게 했다. 1장에서는 웨단따 철학 전체를 개관하고 웨단따 학파 및 그 안에서 불이일원론파의 역사적 전재과정을 살폈다. 2장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샹까라라는 인물과 그 사상적 역할을 집중적으로 다룸으로써 웨단따 철학이 인도사상의 중핵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살피고 있다.
□ <삼국유사 사료비판>(하정용 지음, 민족사, 2만원)
<웨단따 철학>(마에다 센가쿠 지음, 강종원 옮김, 동국대학교출판부,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