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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대부 여인 vs 영국 귀부인 차문화
2회 토야 테이블웨어 페스티벌에서 선보여



제2회 토야테이블웨어 페스티벌에서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찻자리를 재현한 <후원에서의 찻자리> 작품이 선보였다.
사교적인 모임이나 파티를 위해 손님을 초대했을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차(茶)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손님맞이 예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다례(茶禮)나 영국의 티파티(tea party) 등은 사교에 있어 차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9월 6~10일 서울 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제2회 토야 테이블웨어 페스티벌’에서는 이 두 가지의 찻상 차림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조선시대 여인들과 같은 시대 영국 여인들의 찻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조선시대 여인들의 차문화- 후원에서의 찻자리

유교사상을 중시했던 조선시대에 여성들은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도 최대한 자제해야 했다. 때문에 여성들은 집 밖에 나서는 대신 집안에서 거의 모든 일을 해결했다.

차문화도 마찬가지다. 남성들의 찻자리가 주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사랑방이나 야외 정자에서 이뤄졌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여성들은 안채나 후원 등에서 다른 여성들과의 만남을 갖고 자신들만의 차문화를 꽃피웠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찻자리 문화 중 하나인 규방다례를 연구해 온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인천시 무형문화제 제11호 규방다례 기능보유자)은 “규방다례는 손님 초청을 시작으로 차를 내고 다식(茶食)을 먹으며 다담(茶談)을 나누고 손님을 배웅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포함된다”며 “특히 행다 과정 곳곳에 배어 있는 예절정신은 조선시대 여인들의 지혜와 덕성을 개발시켜주며 자녀를 교육시키는 방편으로 활용됐다”고 말한다.

때문에 손님을 초대하는 편지를 보내는 법에서부터 손님맞이, 상보 접는 법, 다관 잡는 법, 찻잔을 들어 손님에게 전달하는 법 등 모든 순서에 일정한 형식과 예법이 담겨 있다.

영국의 애프터눈 티파티(afternoon tea party)는 귀족문화를 기반으로 사교문화의 꽃으로 자리 잡았다.
토야 테이블웨어 페스티벌 기간 중 ‘경기도 양반가의 홈파티’라는 기획전을 선보인 리빙컬쳐 대표 황규선 교수(숙명여대 테이블데코레이션과)는 조선시대 회화를 통해 정자에서 이뤄졌던 찻자리를 재현했다. 후원의 정자와 연못을 연상시키는 연꽃과 연꽃 모양의 백자 다기 등의 차도구를 이용해 양반가 여인들의 찻자리 정경을 연출한 것이다.

황 교수는 “차는 단순한 기호음료를 넘어서 그것을 향유하던 사람들의 문화 수준을 보여준다”며 “조선 여인들의 찻자리에는 품격 높은 격조와 삶의 여유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여인들의 차문화- 애프터눈 티파티

17세기 중국을 통해 차문화를 수입한 유럽은 홍차를 중심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차문화를 형성시켜 왔다. 특히 영국에서는 상류층만 차를 즐긴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찻집도 생기는 등 생활 전반에 걸쳐 급격히 차문화가 보급됐다.

티타임을 중심으로 사교문화를 꽃피웠던 영국은 하루 7~8회나 티타임을 가졌다. 특히 오후 2~4시에 이뤄졌던 애프터눈 티파티(afternoon tea party)는 귀족문화를 기반으로 발전된 만큼 화려하고 푸짐한 티푸드(tea food)가 곁들여진 것이 특징이다.

처음 애프터눈 티파티를 시작한 사람은 베드포드 가문의 7대 공작부인인 안나 마리아(Anna Maria, 1788~1861)였다. 차를 즐겨 마셨던 그는 친구들을 초대해 응접실에서 함께 차를 마셨는데, 이것이 궁중과 중산계층 더 나아가 일반 서민층에게까지 전파된 것이다. 특히 빅토리아 여왕시대에 이 애프터눈 티파티는 사교의 장이자 예술과 문화에 관한 정보교류의 장이 되기도 했다.

영국의 애프터눈 티파티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찻자리와 마찬가지로 예절과 격식이 중요시됐다. 애프터눈 티파티 역시 상대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초대 받은 손님은 찻자리에서 너무 사적이거나 정치ㆍ사회적인 화제를 피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좋으며, 차도구들이 부딪혀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는 등 조선시대와 영국 여인들의 찻자리 문화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9-10 오후 1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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