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토요일. 아침 9시부터 서울 자양종합사회복지관(관장 장영심)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6인용 탁자가 여덟 개 남짓 놓여있는 작은 공간은 어느새 어르신들의 이야기 소리로 가득하다. 11시가 되자, 테이블은 이미 꽉 찼고 바깥으로 이어진 줄은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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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메뉴는 국수다. 한 그릇 음식이라 비교적 간단할 것 같지만 재료준비부터 시작하려니 바쁘다. 그러나 오랜 시간 함께 했기 때문인지 행동은 여유 있다.
그런데, 봉사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토요일 아침을 맞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까.
“글쎄요, 그냥 나오는 게 습관이 됐는지 집에서 노는 게 더 힘들더라고요.”
4년 넘게 자양복지관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황숙희(53)보살.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고, 이것저것 챙겨주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어르신들에게도 ‘국물 더 드릴까요, 국수 더 드실래요’ 여쭤보기 바쁘다.
“어르신들만 여기서 재밌는 거 아니에요. 우리도 재밌어서 나오는 걸요. 사람도 사귀고 얼마나 좋아요.”
황보살을 거들던 송영의(45) 보살은 즐겁게 살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웃음 짓는다.
그러나 봉사자들도 사람인지라 피곤할 때도 있다. 이런 피로를 이겨내는 특효약은 어르신들의 칭찬 한마디다.
“여기 국수가 아주 맛있어. 시장에서 파는 국수는 비할 바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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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복지관의 토요일 메뉴가 늘 ‘국수’인 것은 아니다. 어느 땐 수제비, 또 다른 때는 카레를 내놓는다. 복지관에서 재료를 후원받으면 거기서 어떻게 더 다양하고 맛있는 것을 내놓을 수 있을까, 보살들은 그것이 항상 고민이다.
“우리가 크게 도와드리지는 못해도 정성들여 대접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서 스스로도 신난답니다. 결국 봉사는 내 마음 우러나는 대로 되는 것 같아요.”
<후원해주세요>
자양종합사회복지관은 현재 기초생활수급권자 조부모-손자 세대 가족을 대상으로 제주도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급식 봉사팀은 “우리도 조그만 정성은 보태려고 하지만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한 번도 가족여행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불자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02)458-1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