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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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한 사발에 사랑 듬뿍 말아서
[나눔단체] 자양종합사회복지관 토요급식팀



8월 27일 토요일. 아침 9시부터 서울 자양종합사회복지관(관장 장영심)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6인용 탁자가 여덟 개 남짓 놓여있는 작은 공간은 어느새 어르신들의 이야기 소리로 가득하다. 11시가 되자, 테이블은 이미 꽉 찼고 바깥으로 이어진 줄은 길어진다.

어르신들에게 배식을 하고 있는 모습
어르신들만 아침부터 복지관을 찾는 것은 아니다.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한 끼 식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사람들도 이미 10여명. 부엌은 일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이날의 메뉴는 국수다. 한 그릇 음식이라 비교적 간단할 것 같지만 재료준비부터 시작하려니 바쁘다. 그러나 오랜 시간 함께 했기 때문인지 행동은 여유 있다.

그런데, 봉사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토요일 아침을 맞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까.

“글쎄요, 그냥 나오는 게 습관이 됐는지 집에서 노는 게 더 힘들더라고요.”

4년 넘게 자양복지관에서 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황숙희(53)보살.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고, 이것저것 챙겨주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어르신들에게도 ‘국물 더 드릴까요, 국수 더 드실래요’ 여쭤보기 바쁘다.

“어르신들만 여기서 재밌는 거 아니에요. 우리도 재밌어서 나오는 걸요. 사람도 사귀고 얼마나 좋아요.”

황보살을 거들던 송영의(45) 보살은 즐겁게 살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웃음 짓는다.

그러나 봉사자들도 사람인지라 피곤할 때도 있다. 이런 피로를 이겨내는 특효약은 어르신들의 칭찬 한마디다.

“여기 국수가 아주 맛있어. 시장에서 파는 국수는 비할 바가 아냐.”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께는 직접 배식판을 전달해드리기도 한다
한 어르신의 칭찬에 신순이(54)보살은 신이 났다. 아들과 함께 봉사하고 있는 신보살은 꼼꼼하게 어르신들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150인분 음식이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정성이 부족하기 쉬운데 신보살 같이 꼼꼼한 이가 챙기기에 항상 맛이 변하지 않는 것이다.

자양복지관의 토요일 메뉴가 늘 ‘국수’인 것은 아니다. 어느 땐 수제비, 또 다른 때는 카레를 내놓는다. 복지관에서 재료를 후원받으면 거기서 어떻게 더 다양하고 맛있는 것을 내놓을 수 있을까, 보살들은 그것이 항상 고민이다.

“우리가 크게 도와드리지는 못해도 정성들여 대접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서 스스로도 신난답니다. 결국 봉사는 내 마음 우러나는 대로 되는 것 같아요.”



<후원해주세요>

자양종합사회복지관은 현재 기초생활수급권자 조부모-손자 세대 가족을 대상으로 제주도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급식 봉사팀은 “우리도 조그만 정성은 보태려고 하지만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한 번도 가족여행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불자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02)458-1664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5-09-05 오후 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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