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종찰 해인사에 소장돼 있는 사간판(寺刊板) 장경판이 인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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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간판은 국간판(國刊板)과 달리 사중에서 때때로 필요에 따라 판각한 경판으로, 해인사에는 국보 제206호로 지정된 28종 2725판과 보물 제734호 26종 110판 등 158종 5986판이 소장돼 있다.
이 가운데는 재조본국간판(再彫本國刊板)보다 100여년 이상 앞서는 <진화엄경> 판본(1098년)을 비롯해 <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상집기> <금강경> <능엄경요해> 등 귀중한 판본도 포함돼 있다.
특히 <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상집기>는 도선율사가 지은 <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 12권에 대해 징연(澄淵)이 찬술한 14권짜리 <상집기>로, 해인사에서만 남아있는 유일한 자료다.
해인사는 “이번 인경불사가 해인사 사간판 전체가 완질로 인경돼 보관되는 곳이 전혀 없어, 복원 자료 확보가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며 “자료확보뿐 아니라 국간판의 명성에 가려져 홀대받아온 사간판의 중요성이 제고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인경작업은 변영재씨와 김희수씨가 맡아 한국전통방식으로 진행하며, 종이는 안동한지가 사용된다. 또 한국유일의 먹제조 기능전승자인 경북 건천의 유병조씨가 먹을 제조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999년과 2000년에 사간판 전체에 대한 디지털 DB화가 완료돼 인경본을 보유하게 되면, 사간판 복원자료 확보 사업 가운데 전산화와 영인본 출간만을 남겨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