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암동 개운산 자락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보타사(주지 종범). 지하철 7호선 안암역에서 개운산 방향으로 10여분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보타사는 서울에서 몇 안되는 도심 속의 산사 가운데 하나다. 얼핏 보아 산사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고시원과 주택이 밀집된 곳에 우뚝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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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뒤편 5m는 족히 돼 보이는 바위에 양각으로 새겨진 개운산마애부처님은 고려시대 조성됐다. 보타사가 조선 태조 때인 1366년 창건됐으니 마애부처님이 먼저 자리를 잡은 셈이다. 단정한 자태를 하고 있는 개운산마애부처님은 서울시지방유형문화재 89호로 지정돼 문화재적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도심 속에 자리한 마애부처님이라는 이유로 개운산마애부처님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보타사의 정해진 기도와 관계없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365일을 다녀가는 기도객이 20여명에 달할 정도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픈 것처럼 그들은 이른 아침 보타사를 다녀가는 직장인들이다. 멀리 이사를 간 뒤에도 마애부처님을 찾아 문안을 올리는 이들도 여럿이다.
오래전부터 전해져오는 기도성취 영험을 얻었다는 불자들의 체험담도 가지가지다. 최근에는 아들이 큰상을 받고 KAIST로 자리를 옮겼다는 기도객의 영험담이 기도객들의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타사는 신도가 많지 않다. 중앙승가대학이 안암동에 있을 당시 비구니 스님들의 숙소로 활용돼 일반인들의 출입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도 보타사와 중앙승가대학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승가대학의 부속사찰로 지정돼 있어 불전금이 조계종 종립 중앙승가대학에 교육의무금으로 납입된다. 그러면서도 사회복지법인 승가원과 소쩍새마을 등 사회복지시설에 후원금을 보내는 알찬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보타사 관리 소임을 맡고 있는 종일 스님은 “보타사는 불자들에게는 마음의 평안을 주는 기도처가 되고 스님들에게는 학인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사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