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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목요일엔 저희랑 함께 목욕해요
[나눔단체] 진각치매노인단기보호센터 목욕봉사팀

8월 11일 치매 할머니들을 깨끗이 씻겨드리고 있는 진각치매단기보호센터 목욕봉사자들 정작 봉사자들은 땀으로 목욕을 하고 있다
“놔라, 놔! 나 좀 그냥 놔두라니까!”

8월 11일 서울 월곡동 진각치매단기보호센터(소장 장희경). 집밖까지 들리는 할머니의 고함소리가 심상치 않다. 그러나 소리와는 다르게 센터 안은 향긋한 비누 냄새로 가득 찼다. 소리를 지르는 할머니도 말끔한 모습이다.

진각치매단기보호센터의 목요일은 15명 입소 할머니들의 ‘목욕 날’이다. 여기에 맞춰 할머니들에게 기꺼이 자신들의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구슬땀이 흘러내리는 자신의 몸은 닦을 새도 없이 할머니들 몸을 씻겨드리기에 바쁜 이들. 치매단기보호센터 목욕 봉사팀이다.

치매 할머니들의 목욕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대한 할머니들 각각의 신체ㆍ정신 상태에 맞춰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할머니는 피부가 너무 약해 만지기만 하면 온몸이 멍투성이가 된다. 또 어느 할머니는 옷 벗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할머니들 상태가 천태만상이라 애정을 갖고 할머니들을 살펴보지 않으면 자칫 실수하기도 쉽다. 그러나 봉사자들은 어느새 숙련됐다. 3년의 세월 덕분이다.

그러나 숙련된 봉사자들도 할머니들이 이를 악물고 버틸 때는 방법이 없다며 너털웃음이다. 봉사자 4명이 한 사람 씻기기도 힘든 지경이 되기 때문이다.

“딴 건 힘든 거 없어요. 할머니들이 좀 덜 꼬집어 주셨으면 좋겠는데, 부탁해도 안 들어주시네요.”

3년 쯤 봉사하다 보니, 몸에 상처가 생기는 것은 봉사자들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표정까지 밝다. 친정어머니가 치매로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 겪은 이재화(53) 보살은 “어리신들을 씻겨 드리면 돌아가신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것 같아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재화 보살의 봉사모습을 보고 목욕 봉사에 동참하게 된 이혜경(47) 보살은 “봉사하면서 집안 어르신들 뵙는 마음가짐도 봉사 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멋쩍게 웃는다.

진각종 행원심인당 소속 신도 최혜경(38) 보살은 “내가 필요한 곳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찾아왔을 뿐”이라며 두 ‘형님’ 치켜세우기에 바쁘다.

이들이 힘들게 목욕을 시켜드려도 몇 몇 치매 정도가 덜한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고맙다는 표현도 하지 않는다. 할머니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은 하지 않아도 목욕봉사팀은 할머니들이 목요일마다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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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치매단기보호센터에서는 치매할머니들을 위한 이동식 변기가 필요하다. 할머니들이 몇 번의 훈련을 통해 손쉽게 대소변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목욕봉사팀은 “할머니들을 제대로 씻겨드릴 수 있도록 목욕대가 갖춰지면 좋을 것 같다”며 불자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02)914-8556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5-08-19 오후 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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