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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청년들 '통일일꾼' 됩시다
8월 13~16일 금강산 건봉사 ㆍ 신계사서 통일 템플스테이 열려


청년불자들이 신계사 대웅전 부처님께 통일염주를 올리고 있다.
광복 60년을 맞아 청년 불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남북의 통일 발원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명진)가 주최하고 대불청 통일추진위원회와 조계사 청년회과 주관한 가운데 8월 13~16일 금강산 건봉사와 신계사 일원에서 열린 ‘제1회 통플스테이’가 바로 그것이다. 통플스테이는 ‘통일템플스테이’를 줄임말.

통플스테이 준비위원회 정우식 위원장은 “광복 60주년과 6 ㆍ 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청년 불자들이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합시다~~~”

8월 13일 오후 3시 간단한
동국대 김용현 박사의 강연을 듣고 있는 통플스테이 참가자들.
교육 후 전국에서 모인 10대~50대까지의 ‘청년’ 불자 108명이 3대의 버스를 타고 통플스테이 첫 번째 장소인 건봉사를 향해 출발했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서울을 빠져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차가 막힌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청년들이 아니다. 각각의 버스에서는 통일노래 배우기가 시작됐다.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우리가 통일합시다~~~” 처음 듣는 노래지만 왠지 가사가 마음에 든다.

조계사에 다니는 할머니의 권유로 참가한 최희성(20 ㆍ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씨는 몸을 들썩이며 열심히 노래를 배운다.



# “통일도 보시야 보시!”

7시간 만에 도착한 건봉사에서 첫날을 보낸 불자들이 새벽부터 건봉사 만일염불원에 모였다.
율곡부대 김정준 병장이 조계사 사회국장 범성 스님과 108염주를 꿰고 있다.
통플스테이 입제식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입제 법문에 나선 건봉사 회주 영도 스님은 통일을 주제로 청년 불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대견했던지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통일도 보시야 보시. 예전엔 안 그랬지만 지금은 남쪽이 좀 더 잘살잖아. 이제는 우리가 보시를 하면서 통일을 준비해야 해!”

시원한 아침공기만큼이나 명쾌한 영도 스님의 법문에 참가자들은 환호와 함성으로 응답한다.

곧이어 진행된 동국대 북한학 연구소 김용현 전임연구원의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모색과 전망’ 특강. 김 연구원은 “6자회담이 재개되고 6ㆍ15, 8ㆍ15행사가 원만히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냉전의 잔재를 해소하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1시간여 진행된 강연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백두산 관광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8 ㆍ 15대축전에 참가하는 북측대표단이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되느냐?”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 “정성으로 통일을 꿰다!”

8월 16일 해금강에서 통일을 발원하는 불자들.
특강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건봉사 봉서루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108염주를 꿰기 시작했다.

1배를 하고 염주 한 알을 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서툰 솜씨지만 한 알 한 알에 정성을 쏟는다. 이 때 난데없이 일요법회에 참여했던 22사단 율곡부대 김정준 병장이 봉서루에 뛰어 올라왔다.

염주를 같이 꿰겠다는 것이다. ‘젊은’ 동생의 적극성에 누나들은 환호로 김 병장을 맞이했다.

조계사 사회국장 범성 스님 옆에 앉아 108염주를 만든 김 병장은 “군대에 와서 불교에 귀의하게 됐다”며 “3개월 후에 제대하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내년 통플스테이에 꼭 참여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 “3행시로 통일을 발원하다”

14일 오후 건봉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청년 불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드디어 금강산에 도착했다. 대부분 북한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다. 이번 통플스테이에 최연소로 참가한 경배(16 ㆍ 과천 문원중3)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지 못한 금강산에 오게 돼 기쁘기만 하다”며 “통플스테이를 계기로 주위 친구들과 통일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눠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여장을 푼 참가자들은 다시 해금강호텔 연회장에 모였다. 이번 프로그램은 통일 3행시 짓기. 금강산과 신계사를 제목으로 시를 짓기 위해 다들 여념이 없다.

9개조의 대표 3행시와 각 조원들의 3행시가 발표된 가운데 금강산을 주제로 한 8조와 남윤경씨(29 ㆍ 서울시 성동구 금호동)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씨는 “금은보화 다 줄테니 내말만 들어라 강대국의 농간에 허리 잘린 한반도 산도 알고 강도 아는 조국의 아픔 통일발원으로 날려버리자”를 발표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 “불교성지 신계사에서 통일을 다짐하다”

서울에서 성대한 8ㆍ15민족대축전이 진행되던 8월 15일. 통플스테이 참가자들은 복원불사가 한창인 신계사를 찾았다.
신계사 도감 제정 스님이 박희재 불자에게 싸인을 해주고 있다.
아직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지 못했지만 방문 자체가 무한한 영광일 뿐이다. 버스에서 내려 삼보일배로 대웅전까지 간 참가자들. 더위로 샤워를 한 것처럼 굵은 땀방울이 쏟아진다. 자리를 정리하고 ‘청년불자 통일 기원 법회’가 시작됐다.

신계사 도감 제정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불교만큼 북한과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종교는 없다”며 “68곳에 불과한 북한 내 사찰을 복원하고 또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통일의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청년 불자들이 더욱 정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봉은사 포교국장 견진 스님이 대독한 법어를 통해 “청년의 원력으로 새로운 통일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청년불자들이 남과 북이 무차화합의 정신으로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통일기원 108배를 올린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통일발원문과 통일염주를 부처님께 올리며 진정한 통일일꾼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날 해금강을 찾은 청년 불자들. 이들은 결코 나눠질 수 없는 검푸른 바다를 보면서 내년에는 반드시 남북청년들이 함께 통일을 발원하자고 기도하고 있었다.
유철주 기자 | ycj@buddhapia.com
2005-08-19 오후 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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