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불교의 방향은 당연히 '응용불교'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다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불교가 바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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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을 지키지 않는 현 풍토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한 정병조 교수는 재가불자들이 오계를 준수토록 하는 재가윤리헌장과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범망경>에 제시된 48경계 가운데 십중(十重)의 마지막 다섯 조항을 재가의 오계로 윤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대사회와 맞는 오계로 '삼보를 공양하라(護三寶)' '승가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說四衆過)' '남을 헐뜯지 말라(自讚毁他)' '재물과 진리를 널리 베풀라(○惜財法)' '뉘우치는 중생을 용서하라(瞋心不受悔)' 등을 새롭게 제시했다.
정치·경제분과 발제에 나선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포교사회학과)는 ‘불교의 설득커뮤니케이션 체계 연구’에서 경전의 내용 속에에는 중생교화와 설득방법이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음도 불교학 분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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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교수는 “최근 직접적인 설법뿐만 아니라 대중매체를 통한 간접적인 설득커뮤니케이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수행력과 교화력을 갖춘 스님과 포교사들이 보다 많이 배출되고 설득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인적 설득, 소집단 설득, 조직적 설득, 대중적 설득 등 유형별 설득방법에 대한 연구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과 수행을 통한 내적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경전에 근거한 설득메시지는 이미 갖추고 있으므로, 커뮤니케이터를 양성하고 효과적인 전달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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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홍 교수는 산지사찰의 진입체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을 거쳐 누각을 지나 주불전이 위치하는 중심공간으로 이행하는 삼문(三門) 진입형식은 각각의 문틀을 통해 다음에 펼쳐지는 경관을 연속적으로 보여줄 뿐 만 아니라 사찰을 찾는 사람들에게 통과 의례적 절차를 거치게 만드는 하나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삼문체계는 경사지에 조영된 사찰의 자연환경에 대한 적응을 위해 의도된 것으로 한국사찰의 환경성이 웰빙 환경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 홍 교수의 주장이다.
이 외에도 이번 대회에서는 권경임 동국대 교수(사회복지학과)의 ‘불교노인복지의 이념과 실천’, 이종국 도쿄대 교수(정치학과)의 ‘동아시아 갈등과 협력, 그리고 불교’, 박수호 고려대 교수(사회학과)의 ‘불교노동관의 현대적 함의’ 등 불교적 가치와 현실사회의 괴리를 메우기 위한 교수불자들의 논문도 발표됐다.
2005 한국교수불자대회의 또 다른 특징은 불교학을 논하는 여느 세미나와 달리 서로 다른 전공을 갖고 있는 신앙인으로서의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불교적 가치를 논하고 다양한 신행실수를 체험한 점이다. 총 30여편의 논문 가운데 수행을 주제로 한 5편의 논문 발표와 기간중 신행실수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돼 이를 반증했다.
김용표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동국대)은 “각자의 전공분야와 불교를 접목한 연구논문을 발표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행을 겸비함으로써 신앙인으로서의 역할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는 교수불자들이 자신의 신앙체험을 이야기하고 정보를 나누면서 신행생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