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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해제 법어 전문.
을유년 하안거 해제 법어
고불총림 방장 수산(壽山) 지종(知宗)
원오 스님이 이르되, 법당을 내걸고 종지를 세우는 것은 비단 위에 꽃을 까는 것과 같다.
굴레를 벗고 짐을 풀어 놓으면 태평시절을 맞을 것이다.
만약 격외구를 터득했다면, 하나를 들어 셋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옛 사람의 처분을 잘 들어라. 백장 스님 이르되,
한마음 깨치면 다시 작은 법도 얻을 것이 없으니, 이야말로 참된 부처요, 부처와 중생은 한마음으로 다름없음이니 이것이야말로 참된 부처이다.
부처와 중생이 한마음으로 다름없음은 허공과 같아서 이것에는 잡됨도 무너짐도 없으나, 도를 배우는 사람은 이 마음 바탕을 깨닫지 못하고, 문득 마음에서 마음을 내고, 밖에서 부처를 구하며, 모양에 집착하여 수행을 하고 있으니, 모두가 악법이지 깨닫는 도가 아니다.
내 말을 잘 들어라!
형상 없는 물건이 있어 허공을 꿰뚫으니, 천만가지 만만가지로되, 이와 견줄 수는 없다. 분명하고 명백하나 찾아보면 흔적이 없으니, 달을 노래하고 바람을 읊조리는 이가 누구인가.
산하대지와 일월성신이 모두 너의 마음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삼천 대천세계가 모두 너의 본래 면목이다. 도는 본래 표현할 수 없음이니, 어찌 수고스럽게 남을 위해 지껄이겠는가.
이 속에서 한번 박차고 일어나면 성색은 삼천세계에 가득하리라.
이 무슨 물건인가. 진인의 면전에서 말하지 말라.
장위지인은(將爲至人隱)은 청산심복심(靑山深復深)이고,
취향환무사(翠香還無事)하니 토홍고불심(吐紅古佛心)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