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 가운데 우뚝 서 있는 굴산사지 당간지주(보물 제86호)와 감포 앞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감은사지 석탑(국보 제112호). 한때는 웅장한 규모와 위용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텅 빈 절터를 지키고 있는 문화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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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탓일까? 최근 전국 2~3천여 개에 이르는 폐사지를 보호하기 위한 ‘폐사지 보존 법안(가칭)’이 국회 상정을 준비 중이고 한 문화 단체는 ‘1폐사지 1지킴이 운동’을 발족시키는 등 폐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보와 보물이 있는 옛 절터 이야기> 역시 전국에 산재해 있는 폐사지에 대한 헌사(獻詞)다. 지은이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는 김남용 교수(신흥대학 소프트웨어 개발과). 불교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김 교수는 어느 날부턴가 잊혀진 폐사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그는 무성한 잡초 속에 방치된 채 우리의 관심 밖으로 멀어져가던 유물 유적들과 함께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보존ㆍ관리가 잘 되어 있는 절터가 있는가 하면, 유지보수가 안 되어 흉물스럽게 변하거나 도로 공사 등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도 보았습니다. 옛 절터는 곧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이고, 후손들에게 물려준 무한의 보고(寶庫)라는 생각에 절터 기행을 시작하고 책으로 펴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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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폐사지를 둘러보다 보면 절터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서도 선조들의 숨결을 읽으려는 지은이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 책 뒤편에서는 불교용어와 문화재 명칭을 풀어 놓아 초보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 <국보와 보물이 있는 옛 절터 이야기>(김남용 지음, 일진사, 1만6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