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즐기는 어른들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차세대 차인’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어린이집이나 일선 학교, 문화센터 등에서는 어린이ㆍ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도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각 단체에서 개최하는 차 예절 경연대회에는 매년 수백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하고 있다.
왜 다도교육이 청소년들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다도교육은 정말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도움이 된다면 어떤 식으로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일까?
최근 어린이 청소년 다도교육의 필요성과 그 방법론이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유치원 예절교육 전문 강사인 김미라(32)씨는 다도를 통한 예절교육과 교육매체에 관해, 한서대에서 윤리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희(53)씨는 무분별한 영상콘텐츠에 노출돼 있는 청소년을 위한 다도교육에 각각 주목했다.
■ 유아 예절교육
성균관대 생활과학대학 생활예절ㆍ다도전공 석사과정의 김미라씨는 ‘유아 예절교육을 위한 교수매체 개발 연구’에 관한 논문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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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하며 예절을 익힐 수 있었던 대가족 제도와 달리, 핵가족 시대에는 아이들의 예절 교육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 등의 외부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김씨는 “그러나 최근에는 유치원에서 마저 특기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예절교육은 뒷전이다”고 지적한다. 당연히 유아 예절교육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자료도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최근 이뤄지고 있는 유아 다도교육은 일반 다도교육법을 그대로 적용해 어린이들이 배우기에는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1회성 교육에 그치고 만다는 것이다.
“유아들이 찻자리에서 인사하고 절하는 법은 물론 찻물을 끓이고 식히는 과정에서 기다림과 참을성을 배우며 정신적 안정까지 도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차의 색과 향, 미를 감상하고 도자기와 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다구를 손으로 만지다보면 오감이 발달합니다. 더불어 차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등 차는 매우 효과적인 전인교육 매체가 될 수 있습니다.”
김씨는 차를 통한 예절교육은 말로써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직접 실천해 보면서 배우는 실천교육이 되며, 더 나아가 전인교육의 장으로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아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자료, 실물자료 등의 다양한 교수매체의 개발이 시급하며,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 수준별 예정교육 방법이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자료에 관한 책을 발간해 일선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청소년 다도교육
한서대 건강증진대학원 차학전공의 김정희씨는 ‘전통 다도를 통한 디지털시대 윤리규범에 관한 연구’에서 무분별한 영상콘텐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오늘날 청소년들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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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과 자아정체감이 정립되어가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넘쳐나는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임으로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들의 이 같은 정신적 심리적 충격을 덜어주고 영상콘텐츠로 인해 피폐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김씨는 ‘다도교육’을 제안한다.
“다도교육은 단순히 차를 끓여 마시거나 대접하는 행위 자체보다는 차를 우려 마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신과 신체를 단련하는데 그 중요성을 둘 수 있습니다. 또한 차에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효능과 함께 예절교육과 자연 친화적인 인성교육이라는 정신문화적 측면에서 많은 덕목이 내재돼 있습니다. 결국 다도교육은 정신과 몸을 함께 다스리는 교육인 셈입니다.”
이러한 다도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갖게 하고 자아 정체감을 확립시켜 줘 건전한 인성발달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때문에 청소년들의 피폐된 병리현상을 치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김씨는 ‘사회 공동체적인 다도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 차원에서 다도교육이 이뤄진다면, 다도규범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의 올바른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