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처럼 청정한 삶을 살고자 하는 불자들의 서원은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린 뜨거운 대구의 날씨에도 아랑곳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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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회의 주제는 ‘상좌부 상가와 팔리 율장.’ 스리랑카 태국 등 남방불교 전문가인 마성 스님(팔리문헌연구소장)은 사부대중에게 남방불교 전통 속 계율의 진면목을 펼쳐 보이고자 법상 위에 올랐다.
마성 스님은 ‘부파분열과 율장결집’ ‘율장의 종류와 팔리율장’ ‘상좌부 상가와 팔리율장’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가며 설명해나갔다.
마성 스님은 “‘계율(戒律)’은 자발적 준수사항인 ‘계(戒)’를 의미하는 범어 ‘실라’와 타율적 금지사항인 ‘율(律)’을 의미하는 ‘비나야’의 합성어로, 그 계율의 지키는 ‘지계(持戒)’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말로 법문의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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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은 불멸 이후 불교가 상좌부와 대중부로 분열된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교단이 분열된 것은 계율조항을 엄격히 지키려는 보수파와 변형 조정하려는 진보파의 대립에서 비롯됐다. 보수파는 부처님이 제정한 계율을 조금의 훼손도 없이 그대로 지키려 했고 진보파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계율을 변화시키려 했다. 합의도출에 실패한 그들은 각자의 입장에 따른 율장을 보유하고 다른 길을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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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부처님이 만든 계율은 바꿀 수 없다는 ‘불제불개변(佛制不改變)’의 원칙과 ‘정법(淨法)’에 대한 법문이 계속됐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구의 생활자체도 이전의 율을 그대로 따르기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율의 조문은 그대로 두면서도 약간의 조작으로 율을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당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법’이 점점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마성 스님은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에서 정법을 통해 계율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치열하게 진행되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남방불교 스님들의 지계정신은 옷깃을 여미게 할 정도다. 이민족에게 거의 모든 스님들이 죽임을 당하면서도 계율을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있었기에 가장 부처님 당시에 가까운 교단을 오늘날에도 유지할 수 있었다.
스리랑카 스님은 계율에 따라 운전을 할 수 있을까요? 몇 년간의 치열한 정법논쟁 끝에 스님은 운전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조만간 스님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정법논쟁도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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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 스님은 법회의 결론에서 “한국불교는 분명히 대승불교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계율은 남방불교 ‘사분율’에 의존하고 있다. 즉 한국불교가 지향하는 이상은 대승불교이지만, 계율은 부파불교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사분율’의 계율은 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것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수계절차는 ‘사분율’에 의해 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불교는 팔리율장을 변형한 중국 ‘청규(淸規)’와 그 청규의 변형인 종헌 종법에 지배를 받고 있다. 한국불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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