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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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인도의 전통, 음악 선율로 조우하다
만불사, 제4회 달맞이 산사음악회

전통과 현대, 그리고 인도의 문화가 음악이라는 공통 코드로 한 자리에 모인다.

지난 7월 안데스 음악과 국악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안겨줬던 영천 만불사(회주 학성)가 이번에는 ‘사로드’라는 귀에 익지 않은 인도 전통악기와 국악, 그리고 현대음악의 만남을 주선하고 나섰다.

해금실내악단 <이현의 농>.
만불사는 지난 5월부터 보름달이 뜨는 매월 음력 15일 마다 각양각색의 산사음악회를 열고 있다. 1회 찬불의 향연, 2회 국악의 한마당, 3회 산사에서 만나는 안데스 음악과 국악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음악회다.

네 번째 무대는 전혀 색다른 인도의 전통 현악기 ‘사로드’와 우리 고유의 전통 현악기 ‘해금’이다. 어디 그 뿐이랴. 나라와 나라끼리의 전통음악에 이어 전통과 현대가 조우한다. 현대 대중음악의 선봉이라고 할 수 있는 ‘기타’를 통해서다.

현대의 대중음악을 상징하는 기타, 우리 고유의 전통 현악기 해금, 인도의 전통 현악기 사로드. 이번에는 웬만해선 함께 모일 수 없는 악기들이 그것도 사찰의 주불전인 대웅전 한가운데 모여 각자의 선율을 뽐내는 이색적인 자리를 만끽할 수 있다.

단순히 음악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관객들은 악기들이 들려주는 전통 선율에 마음과 몸을 맞기며 참선과 명상도 할 수 있다.

음악의 장르 가운데 가느다란 선(線)을 통해 들려주는 악기들. 이것을 연주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할 출연진으로는 해금실내악단 ‘이현의 농’과 사로드 연주자 바르가브 미스트리(Bhargav Mistry)가 있다.

‘이현의 농’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축하공연ㆍ운현궁 일요예술무대 등 다양한 행사에 초청돼 선음(線音) 공양을 펼쳐왔으며 KBS 국악한마당ㆍ국악방송 ‘창호에 드린 햇살’ 라디오 공개방송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일반에도 익숙한 악단이다.

인도 전통 발현악기 사로드의 연주자 바르가브 미스트리.
드라마 ‘허준’의 타이틀곡 <불인별곡>을 해금과 피아노의 협연으로 리메이크한 국악편집음반 <우리>로 불자뿐 아니라 일반에도 이름을 알린 ‘이현의 농’은 <상령산 줄풀이> <추억 뒤의 사랑> <도랑지 타령의 흰꽃> <퀴사스> <오라디오라도> 등의 곡으로 이번 달맞이 산사음악회의 1부 행사 가운데 대미를 장식한다.

인도 전통 현악기 사로드의 연주자 바르가브 미스트리는 한국과 인도의 월드퓨전그룹 ‘쌍깃프렌즈(Sangeet Friends)’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쌍깃’은 힌두어로 음악이란 뜻. 음악평론가 김진묵 씨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쌍깃프렌즈’는 지난 2002년 전주소리축제에 초빙되어 지역신문 등을 통해 “축제가 낳은 걸작, 영혼을 울리는 심연의 소리”라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명상 치유’ 음악을 내세우는 독특한 악단인 쌍깃프렌즈는 한국과 인도의 전통 음악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 즉흥 앙상블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그 가운데 메인 사로드 연주자로 바르가브 미스트리가 있다.

1977년부터 바라타야 비드야 만디르에서 인도 전통음악을 공부한 그는 쉬리 산쉬칸트 군다니 문하에서 본격적으로 사로드를 배웠으며 아디 산크라차리아슬로카스의 시에 영감을 받아 영혼을 울리는 명상곡 다수를 작곡했다.

바르가브 미스트리가 연주하는 사로드는 손가락이나 다른 기물을 사용해 퉁겨 소리를 내는 인도의 전통 발현악기다. 이 악기는 인도 서부 아잔타 석굴 벽화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전통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유서가 깊다.

노래하는 스님 가수로 유명한 심진 스님.
금속과 나무, 가죽으로 이루어졌으며 쇳소리와 나무소리, 가죽소리가 어우러져 독특한 소리를 낸다. 이 소리는 류트족의 대표적 발현악기 ‘만돌린’처럼 악기의 현을 손가락이나 코코넛 껍질로 만든 피크로 튕겨 연주한다.

바르가브 미스트리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지판이 없는 샤로드로 관객들에게 인도특유 미끄러짐의 음색을 유감없이 들려줄 계획이다. 특히 인도 전통악기 사로드와 우리 고유의 악기 해금과의 이색적인 협연도 준비하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밖에도 찬불가 <백팔번뇌>로 우리에게 친숙한 심진 스님, 불교 명상 음악계의 신동 범능 스님과 통기타 가수 도일 스님이 포크 음악의 상징인 기타를 연주하며 음성공양을 펼친다.

민중가요 <광주출정가>의 작곡자로 유명한 범능 스님.
‘노래하는 스님 가수’로 유명한 함양군 고담사 주지 심진 스님. 1975년 불암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지난 1991년 ‘그대를 위한 시’ ‘백팔번뇌’ ‘비슬산 가는 길’ 등을 담은 1집 음반 <그대를 위한 시>를, 1994년 ‘무상초’ ‘옥아의 꽃신’ ‘물 따라 바람 따라’ 등을 담은 2집 <옥아의 꽃신>, 2003년 ‘일면불 월면불’ ‘바람 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그대 한 자락의 바람일 수 있을까’ 등을 담은 3집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스님은 이번 음악회에서 히트곡 ‘무상초’와 ‘몰라몰라’로 대중들에게 신명나는 여름밤의 음률을 선사할 계획이다.

민중가요 <광주출정가>의 작곡자로 유명한 범능 스님. 1989년 인간문화재 51호 조공례 선생을 은사로 민요를 공부한 스님은 <오늘의 꽃> <상경에 피는 꽃> 등 여러 작품집을 발표해 왔다.

스님은 특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으로 불교 명상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음악회에는 ‘그대 어느 산 그늘에’ ‘들길’의 곡을 가지고 대중에게 음성공양을 펼친다.

무상 음성공양으로 유명한 도일 스님.
무상 음성공양으로 유명한 통기타 가수 도일 스님은 1998년 찬불가 ‘우리의 기도’ ‘믿음’ ‘뉘우치오니’ ‘해탈의 기쁨’ 등 찬불가 10여곡이 수록된 첫 음반 발표를 시작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앉아서 하는 포교보다 적극적으로 일반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포교를 하고 싶어 음성공양을 선택하게 됐다”는 도일 스님은 이번 음악회에서 만불사 대웅전을 ‘뉘우치오니’ ‘우리의 기도’ 등의 찬불가로 가득 채운다.

모듬 북소리로 첫 시작을 장식하는 제4회 만불사 달맞이 산사음악회는 참가자 모두가 촛불을 밝히며 각자의 서원을 기원하는 촛불기원 행사를 끝으로 다음 달의 만남을 기약한다.





권양희 기자 | snowsea7@empas.com |
2005-08-11 오후 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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