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다녀온 후부터 손경진(38)씨는 늘 피곤하고 같은 증세가 반복된다. 설사, 어깨 결림증도 나타난다.
| ||||
하지만 ‘별것 아니겠지’ ‘좀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는 방심은 금물. 피로를 방치하면 인체의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몸의 ‘저항력이 감소돼 감기나 결핵 등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휴가 때 쌓인 피로는 그때그때 풀어주는 게 최선. 여름휴가가 남기고 간 상처인 ‘휴가 증후군’을 쉽게 털어내는 방법을 알아본다.
□ 여성들의 육체피로 = 휴가 후 주부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은 온몸이 쑤시고 찌뿌드드한 증상. 특히 휴가가 끝나고 나면 긴장이 풀리면서 갑자기 통증이 몰려오게 된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요법으로는 스트레칭이 으뜸. 스트레칭 전에 걷거나 가벼운 운동으로 체온을 어느 정도 올려놓고 혈액 순환을 활발히 하면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각 부위별 스트레칭 시간은 10초 정도. 실시 후 5~6초 근육을 이완시켰다가 다시 20초 정도 강도를 높여 가며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즉, 가벼운 통증을 느낄 때까지 실시하는 것이 피로 회복은 물론, 근육통에 도움이 된다.
직장인들이나 주부들이 쉽게 휴가 후유증을 떨칠 수 있는 곳은 뜨끈뜨끈한 찜질방. 피로를 푸는데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황토, 맥반석, 옥돌 등의 돌에서 나오는 열(원적외선)로는 통증을 감소시키고 조직을 부드럽게 해 손상된 조직의 치유하고 대사 작용 촉진, 땀을 통한 노폐물과 유해한 성분의 배출 등의 전신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뻐근했던 몸이 가볍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찜질욕은 길게, 한 번에 끝내는 것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10분, 5분, 5분으로 3번 정도 나눠서 찜질욕을 하는 것이 좋다. 한약재를 이용해 피로를 푸는 법도 효과적이다. 생맥산은 세 가지 한약재를 넣고 달인 것으로 맥문동, 황기, 오미자가 들어간다.
최근에는 열사병과 폐에서 기인한 심장병, 심근 경색 등으로 기력과 진액이 손상된 경우에도 사용한다. 꿀은 포도당과 과당을 주성분으로 하는 단당류이므로 체내 장벽에 직접 흡수되어 에너지 공급과 생리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천연 종합식품. 환자에게 포도당을 주사하는 데 꿀이야말로 포도당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어 영양장애 해소나 피로회복에 큰 효과를 나타낸다.
□ 남성들의 육체피로=휴가 후유증은 남자들에게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장시간의 운전과 과음ㆍ과식 등으로 피로가 쌓인 탓인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무기력증, 졸음, 전신 근육통, 두통 등이다.
이런 증상들은 피로 누적이 원인이며 깨진 생체 리듬만 잠으로 회복시켜 주면 극복되는 문제들이다. 이 때 긴 연휴 동안 생긴 늦게 잠드는 버릇을 고치는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한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드링크제나 커피 등 카페인 함유 음료를 피해야 한다. 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수면제 삼아 술을 마시는 건 좋지 않다.
불면증 해소에는 둥굴레차가 특효다. 피로 회복에 가장 알맞은 수면 시간은 7~8시간. 그 이상의 수면은 오히려 ‘수면 피로’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인삼, 오미자, 맥문동을 각20g씩 물 2리터에 넣고 약한 불로 달여 물 대신 수시로 마시도 피로 회복에 좋다. 인지질을 함유하고 있는 계란노른자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지는 <신농본초경>에 기력이 약한 사람에게 특효가 있다고 기록돼 있으며 강장, 강심, 이뇨, 해독 등에도 효능이 있는 약용버섯이다. 홍삼정차도 한약 처방의 일종으로 지친 심신에 기를 불어넣어 준다.
□ 그 밖의 휴가 증후군
눈과 귀 질환은 휴가 증후군중 대표적인 질환들. 해수욕장 수영장 등에서 물과 가까이 한 아이들은 유행성 눈병이나 세균성 귓병을 앓을 확률이 높다. 눈병은 세균성이 아니면 7~10일이면 저절로 낫는다.
다만 가족 간에 전염이 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며 절대 비벼서는 안된다. 귀 통증은 면봉에 항생제 연고를 묻혀 골고루 발라주면 가라앉기도 한다.
하지만 1~2일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을 땐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휴가로 기력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체력에 설사를 하는 것은 건강의 적신호. 휴가 후 설사는 급성세균성 장염이거나 바이러스성 장염이 대부분이다.
감이나 곶감, 녹두죽 등의 음식을 먹으며 속을 달래야 한다. 우유나 밀가루 음식 등은 자제해야 한다. 설사 이외 고열 오한이 있는 등 심할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우, 설사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작열하는 태양은 화상, 기미, 주근깨 등 피부질환을 물론 피부노화를 부른다. 레몬과 알로에, 수삼을 믹스해 팩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강한 자외선으로 큰 물집이 생겼을 경우에는 물집을 바늘로 터뜨린 후 밥풀과 인진쑥을 섞어 상처에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거칠어진 피부를 가라앉히고 열기를 빼는 간편한 방법으로는 냉찜질이 단연 으뜸. 찬 오이 마사지나 감자를 갈아 차게 한 후 팩을 하면 효과가 그만이다. 여성은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화장품을 쓰면 도움이 된다. 원광대 한의대 한방생리과 이호섭 교수는 “평소 면역 증강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 제철 채소와 과일 즐겨 먹기, 백혈구를 활성화시키는 버섯요리와 바나나, 양배추도 휴가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도움말=원광대 한의대 한방생리학과 이호섭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