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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ㆍ비장애 청소년들 사랑의 몸짓 나누다
용호 감만 남구 등 남구지역 복지관 함께 '마주보기' 통합프로젝트
장애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마주보며 함께 추고 있는 청소년들
8월 8일 오전 11시, 찌푸렸던 하늘이 흰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을 때 두 손을 마주 잡은 청소년들이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대강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두 사람 중 한사람은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청소년이고 나머지 한사람은 비장애 청소년으로 이들은 두 사람이 짝을 이뤄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까지 올라왔다.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마련된 ‘마주보기’ 통합 프로젝트는 남구 지역에서 복지 활동을 펼치고 있는 복지기관 3곳이 마음을 모아 함께 준비해 의미를 더했다.

이춘성 용호복지관 부관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불교계가 위탁 운영하는 용호복지관(관장 혜총)이 3년째 펼쳐온 장애와 비장애 마주보기 통합 캠프에 천주교가 위탁한 감만복지관(관장 김선희 안나 수녀), 기독교 운영의 남구종합복지관(관장 손광훈)이 함께 참여하면서 지역 복지관 간의 통합 시스템을 만드는 첫 단추를 끼웠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금련산 수련원에 오르는 것이 프로그램 중의 일부일 정도로 철저하게 장애아와 비장애아들이 서로 함께 어울려 문제를 해결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정신지체장애인 32명, 비장애 청소년 32명이 함께 참여했다.

행사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이춘성 용호복지관 부관장은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가족처럼 보살피며 함께 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이렇게 함께 한 시간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물 풍선 던지기를 하며 즐거워 하는 청소년들
이어진 시간은 함께 춤을 추는 셀위댄스. 이미 예비모임에서 한번 만난 짝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몸을 흔들며 더욱 더 친밀해지기 시작했다. 춤을 추는 사이, 다빈이와 민국이가 시선을 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대열을 이탈하고 괴성을 지르는 다빈이를 민국이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었다. 춤을 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지만 민국이는 다빈이를 안은 두 팔을 풀지 않고 있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민국이는 “힘들긴 하지만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돕고 또 여러 가지 놀이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다빈이가 제멋대로 행동하지만 장애 때문에 그러는 것이니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다”며 말했다.

한바탕 춤으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연 친구들은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물 풍선 던지기가 시작됐다. 물 풍선이 날아다니고 물벼락을 맞으며 즐거워하는 청소년들 틈에서 지희와 상호 팀의 분위기 심상찮다. 짝인 상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희가 투정을 부리자 상호도 짜증을 내고 있었다. 장애를 가진 지희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희의 맑고 순수한 마음은 화난 마음마저 오래 기억하지 않았다. 지희를 타이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상호의 손을 끌어당기며 웃어보였다.

물 벼락을 맞아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대양공고 종교반에서 활동하며 복지관 봉사활동을 해온 상호는 “지희가 내가 마음에 안 든다고 자꾸 짜증을 부려 나도 같이 짜증을 내서 미안하다”며 “좀 더 이해하고 지희가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휠체어 달리기, 요플레 떠먹이기, 조리 퐁 옮기기, 사랑표현하기 등 그룹별로 함께 하나의 과제를 완수하며 하루해가 저물고 있었다. 이제 장애, 비장애는 더 이상 문제되지 않았다. 서로를 마주보며 마음을 나누었던 청소년들은 금련산 수련원에 오를 때처럼 두 손을 꼭 맞잡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춘성 부관장은 “장애청소년들에겐 사회성을 길러주고 비장애 청소년들에겐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이해하고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장애우들을 위한 정책입안이나 복지시설에 마음을 쓰는 성숙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미희 기자 | gongsil@korea.com
2005-08-09 오전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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