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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가 넘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나선 불자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전국에서 1500여명의 불자들이 무더위를 뚫고 동화사 통일기원대전에 모여들었다.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계율을 주제로 대법회를 연 것은 한국불교사상 처음 있는 일.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이익추구가 극대화 되고 있는 이 시대, ‘계율’이란 말이 왠지 무겁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다양하게 대두되는 현 사회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말에 공감하듯 동화사 계율 수행대법회에 대한 관심은 무더운 대구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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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은 입제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신라 천년 우리민족의 불교이념이 그대로 살아 넘치는 동화사에서 계율수행대법회를 봉행하게 되어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구 뿐 아니라 전국의 불자님들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본사 김광삼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같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 두시간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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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감 정산 스님의 발원문 낭독에 이어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깨달음으로 가는 길은 계정혜 삼학을 닦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며, 계율의 절대성을 지켜나가자는 이런 법회는 진작 열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계율은 일반 사회의 법과 관련이 있다고들 말한다. 현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불교가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계율 수행 대법회에는 강희락 대구지방경찰청장, 대구 보건대 남성희 학장, 2군 사령부 권영기 사령관 등 지역 법조계와 학계 내빈들이 자리를 함께 해 지혜를 구했다.
*계율 수행 대법회는 부처님의 삶을 배우는 법회
3시 50분 첫날 법주인 해인총림율원 율주 종진 스님이 ‘계와 율이 생긴 까닭은?’ 이라는 주제로 법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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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스님들의 소승게와 재가자들이 지키는 대승계” 종진 스님은 스님들을 대상으로 해야 할 말과 신도들에게 할 말이 있지만 최대한 오해없도록 쉽게 말하겠다는 설명을 한 뒤 법문을 이어갔다.
‘계율’이란 무엇인가?
종진 스님은 계율의 의미부터 차근차근 살펴갔다. 또,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계율을 붙여서 쓰는데 사실은 두 글자의 내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선한 행동, 좋은 습관, 좋은 성격, 도덕 그 4가지를 잘 익히면 경건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계율이라고 말했다.
곧 출가 수행하는 스님네나 재가 신도들이 지켜야 하는 부처님의 삶으로 나아가는 지침이 되는 내용이 ‘계’이며, 스님은 출가 수행하는 스님이 잘못을 저질렀을대 그에 대한 응분의 벌을 받는 것의 근거를 설명하는 내용이 율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법회때 모두가 하는 삼귀의가 계율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계율을 지킬 것을 맹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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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다시 계율이란 행동이라며 지계(계를 지키는 것)를 강조했다. 지계는 내것으로 만드는 것. 계율을 아무리 잘 알고 설명을 잘해도 오래 익히고 몸에 베이지 않으면 제 것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율이란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습을 바꾸자는 계기를 마련 하는 것으로 아는것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율의 성립과정을 주제로 한 종진 스님의 법문은 흡입력이 있었다. 계율의 용어나 의미가 익숙치 않은 재가불자들에게는 충분히 어려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계율의 의미부터 차근 차금 풀어가는 스님의 법문은 1500여 불자들의 눈과 귀를 하나로 집중시켰다. 법문이 무르익을 무렵 팔공산의 더위도 한풀꺾여 팔공산 바람이 깨달음으로 향하는 불자들의 땀을 식혀줬다.
*논찬자의 논평과 질문에 다시 빠져드는 불자들
종진 스님의 법문에 이어 송광사 율원장 지현 스님과 동국대 강사 이자랑 교수가 논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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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 스님은 논찬에서 출가자 재가자의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출가자는 재가에 법을 보시하고 재가자는 승가에 물질을 보시하는 역할을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비구 비구니, 보살 거사의 구분을 하고 모든 출가자는 가사장삼을 수하고 법회를 이어감으로써 승가속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재가 연대 등 최근 시민단체들이 알권리를 많이 주장하는데, 아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고 생활에 두려움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출재가가 공감할 수 있는 계율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강사 이자랑 교수는 ‘계’와 ‘율’의 구별적 의미와 연관성을 설명하면서 자기 자신을 얽매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계율은 심신이 더 이상 잘못된 길로 나아가지 않도록 잘 지켜 번뇌에 휘둘리지 않고 항상 평온한 상태 즉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게 해 주는 동반자라고 설명하고, 이 뜻을 인식한다면 재가자나 출가자가 더이상 계율이란 말에서 속박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자랑 교수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율의 변화가능성을 질문했다. 율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하나하나 제정되어 가는 형태를 취해 만들어졌으며, 부처님이 열반하시기 전 아난존자에게 소소계는 버려도 좋다고 말씀하신 점 등을 고려한다면 율의 제정 목적인 십리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에서 분명 율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재조정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종진 스님은 계율 때문에 수행에 방해가 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스님은 계율을 이리 저리 고쳐서 근본 가르침을 훼손하다보면 원형조차 사라져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계율의 제정과 폐지에 관한 것은 부처님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처님당시 비구 비구니에 대한 재가의 요구는 승단을 보호하고 불교를 지키려는 의미가 있었지만 요즘 재가연대 등의 주장은 그렇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후 6시 30분, 동화사 계율 수행 대법회의 그 첫 법회가 막을 내렸다. 35도를 넘는 무더위가 가라앉고 팔공산자락에서 수분을 머금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더니 첫 법회의 회향을 축하하는 빗줄기가 시원히 내렸다.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은 법회가 마치자 “한 여인이 물에빠져 둥둥 떠 내려갈 때 출가 수행자가 어떻게 해야겠는가? 또, 여인을 건진 후 인공호흡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지혜를 구하는 불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스님은 “이 문제는 현대를 사는 재가불자들이 계율을 어떻게 받아들여 삶 속에 적용해 갈 것 인가의 문제”라며 “다음 토요일 2회 계율 수행대법회에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10회의 법회가 열리는 동안 사회에서 삶을 풀어가는 지혜와 사회의 제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대안을르 제시해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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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 이모저모
1. 법회가 열린 오후 대구 기온은 섭씨 35℃를 넘는 짐통 더위를 보였다. 그래서인지 법회가 진행된 통일기원대전은 법당 안보다는 간의 의자를 배열해놓은 법당 밖 자리가 먼저 채워졌다. 이곳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더위를 잊을 정도의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2. 법회 30분 전 오후 2시 30분. 통일 대불전 앞 간의 의자에 앉은 30여명의 불자들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팔공산의 바람을 맞으며 ‘피서’를 즐기기도 했다. 어떤 가족은 나란히 들러 앉아 웃음꽃을 피워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3.이날 법회의 최연소 참가자는 4개월 된 갓난 아기. 어머니 김혜영씨(29, 칠곡)는 “어머니 따라 아이를 업고 버버회에 오게 됐다”며 "불법도 조기교육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웃어 보였다.
4. 대구대광맹인불자회원 10여명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법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옥숙(61)보살은 “계율법회에 꼭 참석하고 싶어 자원봉사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고, 정재근(53)거사는 “볼 수는 없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열의를 보였다.
5. 대광맹인불자회 회원3들의 손을 잡고 법회에 참석한 자원봉사자 정만월(80, 대구)보살은 “14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맹인불자들이 특정법회에 가고 싶어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며 “게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져가는 것 같다”며 진다하기도 했다.
6. 법문이 끝나고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 한 보살이 법당 앞에 널려져 있는 불자들의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했는데 이를 본 불자들이 합장 인사를 하자 합장인사를하고 통일기원대전을 빠져 나갔다
7. 동화사 부설 대구불교대학은 매년 여름 개최하는 수련회의 날짜를 계율 수행대법회에 맞춰 동화사에서 1박2일로 진행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한국불교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계율수행법회에 모든 동문들과 재학생들이 참여하기를 원했고, 계율에 대한 큰 스님들의 법문을 듣는 것으로 수련회를 시작한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었다고 전병효 사무국장은 말했다.
8. "수계신청을 3만원에 했는데 3백만 원 아니 삼천만원 이상의 가치 있는 법회였습니다." 시종일관 열심히 메모까지 하면서 스님의 법문을 들은 박배의 거사(대구불교대 13기)는 엄지손가락을 내어 보이며 멋진 법문을 들었다고 감탄했다. 부처님 당시 계율의 성립과정을 이렇게 쉽게 차근차근 풀어주신 스님은 한번도 뵌적이 없었다며 얼굴에 함박미소가 그득했다.
9. 오동주(대구불교대 총학생회장)거사는 학자들을 논찬자로 내세워 학술적인 법회로 끌고 가기보다 일반재가 평범한 재가불자들이 가지는 어려운 점을 털어놓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율이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자랑 교수의 질문에 대해서 공감한다며, 항상 질문하고 싶은 의문스러운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10. 조게종 기본 선원장 지환 스님은 계율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대중들과 함께 법회의 자리를 갖는 것은 무척 의미있는 일이나 재가자와 출가자에 대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출 재가자가 모두 동참하는 계율법회가 조금 우려되는 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법회를 개최하되 며칠은 재가불자들을 위한 법회로 하고 또 하루나 이틀은 출가수행자들만을 위한 법회로 구분지어 구성했다면 더 의미있지 않았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11. 지원보살(대구 대명동, 34)은 “종진 스님의 법문이 일반재가불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주었다는 점은 좋으나 한 편 법회기획의도에서 보았을 때 조금 힘이 없지는 않았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대중들을 위한 계율 법회가 열렸다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2. 최종수(대구 동구 신천동, 51) 거사는 불자라고 하면서 불교에 대해 사실 잘 아는 것이 없는데 계율법회를 통해 불교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하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최 거사는 사실 요즘 선에 대한 붐이 일고 있지만 기초도모르고 너무 무모하게 덤비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며, 선을 하기전에 불자로서 지킬수 있는것부터 지키는 기본을 갖추어야 한다는생각을 하고 있다며 오늘 법회가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3. 부산 동래 전법사에서 오신 비구니 스님은 평소 계율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이번 법회를 통해 사회전반에 생명존중에 대한 생각들을 일깨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화사 계율대법회 일정보러 가기ㆍ부다피아 동화사 홈페이지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