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학생들 때문에 오늘 호강하네. 어찌나 싹싹하게 어깨를 주물러주는지, 원….”
8월 2일 분당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이정애(85)할머니는 오랜만에 웃어본다며 주름살을 폈다. 손자 같은 아이들과 말벗도 하고 ‘어른대접’도 받게 되니 너무나 좋으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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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고 1학년 문세나ㆍ윤하나 학생은 이회계(74) 할머니와 짝이 돼 할머니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할머니는 학생들을 보자 손을 부여잡으며 ‘우리 손녀들’이라고 무척 반긴다.
“애기들이 집에 와주는 것만도 고맙제. 이렇게 찾아주는 것만도 얼마나 기쁜디.”
학생들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할머니 집을 청소하느라 분주하다. 이회계 할머니의 경우 워낙 깔끔한 편이라 치울 것이 별로 없지만 할머니가 불편한 몸 때문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선반이나 냉장고 등은 학생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청소를 끝낸 후 세나와 하나는 이 할머니 곁에 앉아 함께 수박을 먹으며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가 서른아홉에 혼자 몸이 됐다는 것, 아들은 지난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애정만큼 할머니가 사람을 애타게 기다려왔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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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아이들이 좁은 집에서 새우잠을 자야하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학생들에게는 뭐든 해주고 싶은데 줄 것도 마땅치 않다. 한 어르신은 아이들을 집안에서 재우고 자신은 바깥 복도에서 밤을 보내겠다고 고집을 부려 아이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것도 모두 어르신들이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향한 ‘어르신 식’의 배려다.
다음 날 아침 새벽 5시. 학생들은 어르신들을 위한 아침 식사 준비 때문에 번쩍 눈을 뜬다. 그러나 학생들보다 먼저 일어난 어르신들이 밥을 짓고 반찬을 준비한 경우가 태반이다. 세나는 할머니에게 쇠고기 국을 끓여드리려 했는데 이 할머니가 이미 조기국을 끓였다. 세나는 못내 서운한지 “다음에 와서 해야겠다”고 중얼거린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경(16)이는 “내가 찾아와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를 뵈니 할머니 마음 속 외로움이 느껴져 너무 안타까웠다”는 말로 할머니와 함께 보낸 소감을 밝혔다.
홈스테이를 준비한 한솔복지관 관장 성화 스님은 “조부모세대와 청소년들 간의 교류가 점점 없어지고 있어 서로에게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며 “이번 행사를 보강해 1ㆍ3 세대 통합에 부모세대까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