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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재와 밀교의식을 말한다
옥천범음대학 학장 일운 스님 VS 티베트 규토 사원 툽텐 직메스 스님


옥천 범음대학장 일운 스님(왼쪽)과 티베트 규토 사원 툽텐 직메스 스님이 한국과 티베트 범패의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더위를 식혀준 단비가 내린 8월 2일 오후. 신촌 봉원사에서는 옥천범음대학 학장 일운 스님과 티베트 규토 사원 툽텐 직메스(Thupten Jigmes) 스님이 만남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한국과 티베트를 대표하는 불교 의식 대가들이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툽텐 스님은 달라이라마가 인정한 규토 사원의 최고 범패승이다.

툽텐 스님을 보자 일운 스님은 합장하며 “지난법련사 모래만다라 전시장에서 툽텐 스님의 밀교 예식을 관람하며 음률이 한국의 범패 가락과 비슷해 놀랐다”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그러자 툽텐 스님도 “한국의 범패는 잘 모르지만 부처님을 향한 지극한 정성으로 올리는 예식이니만큼 비슷한 가락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화답했다.

이어 두 스님은 염불당으로 자리를 옮겨 두 나라 불교의식의 계승 교육 방법 등 전반적인 불교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의 영산재와 티베트의 밀교의식

옥천 범음대학장 일운 스님.
일운 스님: 한국 불교에서는 천도재를 보통 49재(齋)로 불리는데, 그 규모에 따라 상주권공재(常住權供齋), 시왕각배재(十王各拜齋), 영산재로 나눕니다. 상주권공재는 보통 1일, 시왕각배재는 2일, 영산재는 3일이 걸리지요. 규모가 가장 큰 영산재는 법화사상(法華思想)에 따라 석가모니불이 설법하던 영산회상(靈山會相)을 상징적으로 설하고 지내는 의식입니다. 즉 의식을 행하는 장소가 일시적으로 영산회상이 되는 것으로 영혼은 이곳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극락왕생하게 되는 거지요. 야외법회(野外法會)로 진행되는 영산재는 개인적인 발원보다는 국가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툽텐 스님: 티베트에서도 11세기부터 한국의 영산재와 같은 천도 의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티베트는 49재를 끝으로 영가 천도는 끝이 납니다. 한국처럼 매년 제사를 지내지 않지요. 49일이 지나면 영가는 다시 환생해 우리 이웃으로 태어난다고 믿기 때문에 재를 지내지 않는 대신 부모 형제나 이웃들에게 잘하라고 가르칩니다.



범패의 소리 발성은 어디서 나오나

일운 스님:한국에서 노래 할때 보통 국악인 민요는 가슴 아래에서 소리를 끌어내는 반면 범패는 제일 아랫배에서 소리를 끌어냅니다. 가장 차원이 높은 발성법이지요. 그래서 득음(得音)을 위해 10년 이상을 연습하고 배웁니다.


티베트 규토 사원 툽텐 직메스 스님.
툽텐 스님: 그렇군요. 밀교사원의 범패는 심장에서부터 목부분까지 소리를 끌어올립니다. 약간 특이한 발성법이라서 미국의 권위있는 소리연구소에서 저희 소리를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연구결과 세가지 음파가 나온다고 합니다. 즉 멀티 사운드라고 하더라구요. 소리를 들을때는 굉장히 저음인데 실제로 나오는 고저는 소프라노 수준으로 높다고 합니다.



한국의 범패와 비슷한 부분은 있는가

일운 스님:(실제 소리를 시연하며)지난번 법련사 행사에서 밀교 의식을 들으니까 한국 불교의 안채비 소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로왕 보살 마하살’을 외며 돌아가신 영가를 일주문 밖에서 도량으로 모셔올 때 하는 인성 소리가 있는데 그것과 흡사합니다.


툽텐 스님:(스님도 시연하며) 듣고보니 비슷하군요. 아마도 처음에는 천천히 저음으로 나가다 끝에 가서는 굉장히 고음으로 높아져서 그런 분위기가 나는 것 같습니다.



밀교에서는 소리전 목을 풀어주는 ‘허덜품’이 있는가

일운 스님:한국에서는 범패승들이 본 의식에 들어가기 전에 목을 풀어주는 ‘허덜품’ 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어려운 고음을 낼 때 정확한 소리를 내기 위한 준비발성이지요. 밀교의식에서도 이런 것이 있습니까?


툽텐 스님: 없습니다. 바로 본 의식에 들어갑니다.


옥천 범음대학장 일운 스님과 티베트 스님들.


의식때 악기 사용은

일운 스님: 한국의 영산재에서는 북, 징과 같은 대사물과 목탁, 요령과 같은 소사물을 의식에 따라 사용합니다. 사물을 쓰는 이유는 악귀중생을 제도하려는 목적에서지요.


툽텐 스님: 대부분 악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의식에 따라 북과 금강저, 요령 정도를 사용합니다. 티베트 의식은 중생을 제도한다는 목적보다는 스님들의 수행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생에게 의식을 통해 베푼다는 개념도 강합니다.



후진 양성과 교육은

일운 스님: 한국은 영산재를 1973년부터 국가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해 놓고 전통 보존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도 활발한 편이지요. 특히 저희 태고종에서는 옥천범음대와 동방불교대학에서 범패를 가르치고 있는데, 제가 학장으로 있는 옥천범음대에서는 준보유자, 전수교육조교 등 탄탄한 강사진들이 범패승 배출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툽텐 스님:의식을 배우는데 저는 14년이 걸렸습니다. 규토 사원에서는 특별한 교육기관이 있질 않습니다. 스승과 마주앉아 득음할 때까지 1:1 지도를 받습니다. 보통 저희 사원에는 2백명 정도의 범패승들이 있는데, 이중에서 선발된 다섯명 중에서 다시 달라이 라마가 최종 1명을 뽑습니다. 한국으로 말하자면 인간문화재 같은 개념이 되겠네요.
정리=김주일 기자·사진=박재완 기자 |
2005-08-08 오전 10:11:00
 
한마디
일운스님의 모습과 기사를 지면으로나마 볼수있게 해주신 현대불교신문사의 많은 발전을 바랍니다.
(2005-11-13 오전 10:50:47)
51
대한민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후진 양성교육인 봉원사 옥천범음대학 학장 일운스님과, 티베트를 대표하는 불교의식 대가스님인 툽텐스님과의 처음으로 자리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소의 차이는 있는 것 같으나, 부처님께 올리는 음성 공양은 똑 같은 마음으로 예를 올리는 것을 느낍니다. 영산재와 밀교의식이 두 스님의 만남으로 양국의 불교가 더욱 활발한 교류가 되었으면 합니다. 원만심 두손모음(합장)
(2005-08-10 오후 10:05:42)
43
현대불교신문사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기사중 시왕각배재 2일은 하루로 정정합니다.
(2005-08-10 오후 6: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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