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성불 후 첫 일성(一聲)으로 “모든 중생들이 다 부처의 지혜와 덕상(德相)을 갖추었건만, 오로지 망상에 집착되어 스스로 체득하지 못한다”고 설했다. 중생이 모두 ‘본래 부처’임에도 착각에 빠져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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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이 되는 연기법과 무아법(無我法)을 봉화 각화사 태백선원장 고우 스님이 알기 쉽게 풀이했다. 2004년 11월부터 5개월 간 월간 <법공양>에 연재했던 법문을 모은 <연기법과 불교의 생활화>에서 스님은 “연기법과 무아의 이치를 ‘나’의 것으로 만들어 생활 속에 적용시키면 참으로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고, 불교공부를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불교 교리를 설명하고는 있지만, 결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무수히 겪는 일들을 예로 들어 쉬운 말로 그 속에 담긴 참뜻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무아에 대한 스님의 설명을 들어보자.
“우리는 늘, 앞집은 대형차를 모는데 우리는 왜 소형차냐? 옆집 아이는 서울대에 들어갔는데 내 자식은 왜 이 모양이냐며 열등의식에 빠져 있습니다. ‘나’라는 고정된 존재가 있다고 착각하고,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자신을 괴롭힙니다. 하지만 ‘나’라고 주장하는 이 존재도 연기로 잠깐 모인 것일 뿐, ‘나’는 본래 없습니다.”
연기법과 무아법을 깨닫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스님은 ‘정견(正見)’을 세울 것을 강조한다. 정견을 세운다는 것은 곧 ‘이기적인 나는 본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가정과 사회 속에서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고 서로 돕고 은혜를 느끼면서 생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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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물을 분별하는 사견(邪見)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스님은 꾸준히 참선과 염불, 경전탐구, 봉사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생활과 수행이 둘이 아니게 될 때 우리는 진정한 ‘본래 부처’이며,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 <연기법과 불교의 생활화>(고우 스님 지음, 효림, 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