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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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을 만화로 펴낸 김형배 화백
출판 <마음이 맑아지는 불교 이야기>

“현재 판매되고 있는 불교만화들은 그림과 구성이 허술하거나 일본만화를 그대로 옮긴 것이 많아 아쉬움이 컸습니다. 이야기 구성이나 그림의 미적 완성도가 좀 더 높은 불교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펜을 들게 됐습니다.”

김 화백은 불경을 만화적 구성으로 옮기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한다.
1976년 <로버트 태권V>라는 만화로 국내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 만화의 지평을 연 김형배(58) 화백. 10여 년간 작품 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2002년 다시 펜을 들었다. 부처님 가르침을 만화로 엮기 위해서다. 부처님 일대기와 <화엄경> <유마경> <백유경>을 다섯 권의 만화로 옮긴 <마음이 맑아지는 불교 이야기>는 이번에 1~3권이 출간됐고, 조만간 4ㆍ5권도 마저 선보일 예정이다.
불교만화 작품을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2002년 김 화백을 만난 적이 있는 기자가 “3년 만에야 작품이 됐다”고 말문을 열자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예전부터 불교에 관심 갖고 경전을 읽어 왔지만, 이를 만화로 재구성하는 것은 전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원전을 처음부터 다시 꼼꼼히 읽었고, 관련 자료를 찾아 당시의 사찰과 복식을 최대한 고증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전에 등장하는 일화와 가르침을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200페이지가 조금 못되는 <유마경>은 꼬박 6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경전의 뜻을 이해하고 그것을 다시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만화로 구성하는 것이 ‘창작’ 만큼이나 고된 일이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여러 경전을 읽는 동안 교리나 개념을 이해하는데 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 가르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경전을 만화로 그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그렇게 ‘미련하게’ 경전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조금씩 정리가 되기 시작하더군요.”

경전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유하는 과정을 그림으로 고스란히 나타내고 싶었다는 김 화백. 산고(産苦)가 컸던 만큼 기쁨과 아쉬움도 큰 것일까?

“<화엄경>을 제대로 그리자면 최소한 10권 분량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 권의 책으로 줄이다보니 ‘입법계품’만 담게 됐죠. 하지만 ‘입법계품’ 안에 <화엄경>의 모든 가르침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래야죠.”

책이 나온 후 주위의 반응은 “SF 만화 그리던 사람이 갑자기 왜 불교 만화를 냈느냐?”로 모아진다. 하지만 그는 절대 ‘갑자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동안 불교에 관심을 갖고 경전을 읽어왔고, 언젠가는 만화로 그려보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전 우주를 관통하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과학적 공상으로 상식을 초월한 세계를 그리는 SF에는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고 말한다.

<로버트 태권V>글 그린 김형배 화백이 부처님 가르침을 만화로 옮겼다.
김 화백은 이제 작가의 손을 떠나야 하는 책을 바라보며 “불교는 어렵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불교의 진리를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진리는 쉽지만, 그 진리에 도달하는 과정이 어려울 뿐입니다. 그러나 과정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어렵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자꾸 반복해서 읽다보면 그 속에 담긴 진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이 맑아지는 불교이야기 1, 2, 3>(김형배 글/그림, 자음과모음, 각권 9천7백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8-02 오후 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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