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드라망으로 비유되기도 하는 거대 그물망 인터넷. 그 안에서 네티즌들을 불자로 포섭(?)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달되어 어느덧 일상생활이 되면서 사이버 포교에 대한 중요성도 뜨겁게 부각됐다.
그러나 필요성을 주장하는 만큼 효과는 그다지 거두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사이트의 숫자는 타종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고 그나마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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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현재 ‘네이버’ 디렉토리 검색으로 분류되는 불교사이트는 모두 2155개이다. 카페는 238개, 블로그는 10만4971개이다. 기독교 카페가 328개이고 블로그가 11만3785개인 것과 비교해서 많이 모자라는 수치는 아니다. 반면 기독교 사이트는 4324개로 불교의 두 배가 넘는다. ‘다음’의 카페와 블로그를 살펴봐도 유사하다.
이제 네티즌들의 관심이나 활동은 사이트에서 블로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 불교계는 사이버 포교를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기술과 콘텐츠, 승가 인터넷 교육, 포교 인재양성 등이 사이버 포교 활성화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모바일 휴대인터넷 등에도 관심을 돌려 적합한 콘텐츠 개발도 해야 한다. 현재 불교계의 사이버 포교는 인터넷에 편중되어 있다. 모바일 DMB 등 다른 기술 활용도가 지극히 낮다. 그렇다고 인터넷을 통한 포교가 타종교에 비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최근 조계종이 템플스테이 영문 사이트를 오픈하고 국제사이트 개설을 준비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한국불교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준비단계다. 현대불교신문사가 운영하는 ‘부다피아’ 러시아판 서비스나 중국어판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고 8월 영문판 서비스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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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개원한 열린선원(원장 법현)은 우리나라 최초로 다음 카페 열린절(cafe.daum.net/buruna21)을 모태로 오프라인 절 열린선원을 개원한 특별한 사례이다. 온라인과 결합된 사찰 운영 역시 음력위주의 재일법회를 하지 않는 등 기존의 사찰과는 다르다. 능인선원(주지 지광, www.gotobuddha.org)은 불사 불교대학 신청을 인터넷으로 해결한다. 사찰 가상체험 코너, 인터넷 방송과 쇼핑몰까지 구비하고 있어 불교와 관련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수행과 관련 수행 상담 코너를 운영하는 현정선원(www.fuoyee.or.kr) 무심선원(www.mindfree.net) 등은 수행에 목마른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들이 성공한 이유는 스님들이 사이버 포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적극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스님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이버 포교를 담당할 인재양성이다.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4대 종단 어디에도 사이버 포교사를 양성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도적 준비도 미흡하다. 4대 종단은 사이버 포교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이버 포교사 양성에 나서야 한다. 사이버 포교사 제도를 운영해 불교교리와 포교능력, 컴퓨터 인터넷 활용 실력 등을 검증 받은 인재들을 선발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쓰레기 정보를 정정할 수 있는 사이버 포교사들을 적극 양성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올바른 불교정보를 알려야 한다. 또한 각 사찰마다 담당 사이버 포교사가 있어 그 절의 모든 사이트 관리 등을 맡아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불교 사이트 종단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이 우수 쇼핑몰에 주는 이트러스트 인증처럼 신뢰성 있는 불교정보를 취급하는 사이트 카페 블로그 등에 종단 인증 마크를 달아야 한다. 정보의 진실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초심자나 불교에 관심있는 이들을 위해서 인터넷 상의 잘못된 불교정보들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인증제가 해줘야 한다.
사이버 신행 등을 연구해온 박수호 선임연구원(중앙승가대 부설 사회과학연구소)은 사이버 포교를 잘 하기 위해 다음 여섯 가지 사항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 종단차원에서 기술 활용도 높여야
기술 습득ㆍ활용에 대한 스님과 종무원의 낮은 이해를 교육으로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종단은 기술과 불자 집단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사이버 포교 기술활용 전략을 세워야 한다. 동원 가능한 인적 물적 자원을 네트워크로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 인터넷 교리적 차원에서 해석돼야
한국불교는 ‘선(禪)’ 중심 사고로 인해 ‘교(敎)’를 기반으로 한 사회 변화 수용이 늦다. 개신교나 가톨릭 모두 인터넷 활용법을 신학의 테두리 안에서 재해석해 내고 활용한다. 불교 역시 인터넷이 어떻게 불교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불교적인 재해석 작업이 필요하다. 응용불교학의 토대 위에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 사이버 포교와 사이버 신행
인터넷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사이버 신행은 크게 종단 사찰 단체 중심과 재가자 중심으로 나눌 수 있다. 종단 사찰 단체 중심은 정보 제공 위주로, 재가자 중심은 정보 공유와 신행 활동 위주이다. 송광사의 사이버 법회, 한마음선원의 상담 등은 적극적으로 네티즌과 교류하면서 포교하는 대표적인 사찰이다. 카페에서 활동하는 불자네티즌들은 신행활동이 우선이지만 이들을 보고 가입하는 초심자들에게는 포교사의 역할을 한다.
▷ 기술의 변화에 맞는 콘텐츠 생산해 내야
디지털 정보기기는 인터넷에서 무선인터넷으로 전환돼 휴대폰으로 통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DMB도 휴대폰으로 이용한다. 유선 인터넷이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개인정보기기로 변하는 추세다. 2006년 중후반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Wireless Broadband)가 상용화되면 개인정보기기로 활용할 수 있는 저용량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 세대론적인 불자 계층 연구 후 포교전략 다시 짜야
지금까지 불교는 불자라는 대상을 ‘외호자’ 정도로 평면화시켜서 봤다. 그러나 불자라는 테두리 속에는 이질적인 다양한 연령과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세대적 기능적 불자모습을 파악하고 종단의 포교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포교연구소를 만들어 불교 학자들과 전문가들로부터 전문적인 포교방법론과 불자의 세대별 특징 등을 밝혀내야 한다.
▷ 젊은 층 포교에 관심 기울여야
20대 이하 포교는 이윤창출이 되지 않는 투자이지만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 인터넷은 유소년층이 자기 욕구를 발산하는 곳이다. 각자 공부 때문에 생겨난 단절관계를 회복하는 공간이다. 불교도 청소년들의 욕구를 분출 발산하면서 무엇인가 얻어갈 수 있는 사이트를 열어 관계 회복과 다양한 체험 코너를 제공하는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정보사회의 핵심 ‘콘텐츠’… 불교콘텐츠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이구형 겸임교수(동국대)
“홈페이지는 네티즌의 놀이터다. 디카족이 찍은 사진을 올려놓을 수 있는 코너를 불교계 사이트들도 열어줘야 한다. 이것도 네티즌들을 불러들이는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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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콘텐츠가 되려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쉽고 가깝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이 교수는 디지털 기술은 쌍방향 매체로 쓰이는 것으로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이버 포교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기술은 결국 인간의 감성이기 때문에 콘텐츠는 제작비를 많이 들이는 것보다 기존의 불교문화를 어떻게 감성을 자극할 수 있게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성 콘텐츠의 예로 이 교수는 사찰의 범종 소리를 멀티미디어로 제공하는 것을 든다. 소리와 함께 실시간으로 사찰 풍경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면 스스로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를 생성해 낼 수 있다.
“사람은 사람이야기에 감동한다. 감성적인 콘텐츠는 쉽고 호감 가는 사람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즉 사찰에서 생활하는 ‘스님’이 생산해 내는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또한 실생활에 필요한 관혼상제 등을 불교적으로 해설하는 콘텐츠도 활성화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교문화디자인공모전 등을 통해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를 보강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공모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모에 뽑힌 작품은 전시를 통해 1차, 사이트에서 2차, 작품을 퍼가는 네티즌들에 의해 3차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을 가지고 세계 어디를 가도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 내가 참석하는 법회의 법문 요약만 읽어도 이미 나는 법회에 참석한 것”이라는 이 교수는 사찰의 풍경을 담은 스크린세이버(화면보호기) 등을 만들어 배포하는 사소한 것에서 콘텐츠 개발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사찰 1사이트 결연 이루어져야
배광식 교수(서울대 치대)
“원효 스님이 지금 태어나셨으면 인터넷에 파묻혀 사셨을 것이다.”
불교 사이트와 카페 5개를 운영하는 배광식 교수(서울대 치대)는 사이버 포교를 이렇게 정의한다. 배 교수는 2000년 6월 수미산(sumisan.hihome.com)을 개설한 이래 광륜사 카페(www.freechal.com/goldenwheel) 다음 금강 카페(cafe.daum.net/vajra) 네이버 금강 카페(cafe.naver.com/huineng) 금수레 불교도서관(cafe.daum.net/muyousim)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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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륜사 신도회장을 맡아 계간지 <광륜>과 광륜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배 교수는 부처님 당시 스님들이 수행과 전법을 같이 한 것처럼 사이버 포교에 스님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단과 교구본사에서 스님 대상 인터넷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본말사 주지연수 등에서 인터넷 교육 필수화할 것도 제안했다.
사이버 포교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현대인과의 접점을 찾는 것이라는 배 교수는 “용어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의 시각으로 경구를 재해석하는 경전의 현대어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종단 차원의 인터넷 관련 통합 협력 기구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배 교수는 “협력 기구가 사이버 포교 불교정보화 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진두지휘하고 인터넷의 불교정보를 모니터링해 쓰레기 정보를 걸러내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종단 사찰 사이트들이 다루는 무거운 주제보다 초심자를 위한 배려가 훨씬 넓어져야 한다”는 배광식 교수는 “1사이트 1사찰 결연 기구를 만들어 온 오프라인을 겸한 신행과 수행의 장을 여는 것이 불교활성화의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