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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주인공들은 벌써 13년째 ‘자비의 집’을 찾은 침술봉사자들이다. 7월 15일, 침술봉사자들은 꼼꼼하게 환자 차트를 챙기는 것으로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카드에는 아픈 사람들의 증세는 물론이고 시술자들의 그 날 그 날도 담겨있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출신인 김동기(80) 거사는 한 아주머니에게 “살이 많이 빠졌다”며 말을 건넨다. 이제 ‘자비의 집’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무슨 병을 앓아왔고, 어디가 안 좋은지, 건강상태는 어떤지 단박에 알아챈다. 오랜 침술봉사 경험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오랫동안 봐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요일마다 침 맞으러 와요. 감사하지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여기 보다 좋은 곳이 없어요. 잘 해주시는데다 무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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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와요. 그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침술 한 번이 절실하거든요.”
김씨의 마비된 왼쪽 몸을 어루만지며 침을 놓아주던 침술봉사회 팀장을 강재구(80) 거사는 지치고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어 고령에도 불구하고 봉사를 그만 둘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 이들에게는 어려운 이웃이 ‘식구’들인 셈이다.
맨 처음 마음 그대로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침술봉사자 이순구(65) 보살은 “나이는 들었지만 봉사가 운명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침술봉사에 매진할 뜻을 넌지시 전했다.
<도와주세요>
침구와 부항기 필요합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침술을 펼치고 있는 자비의 집 침술봉사단은 자비의 집에 필요한 물품으로 생필품과 식료품을 먼저 꼽았다. 그러나 자비의 집 이금현 원장은 “항상 청결을 유지하면서 쓰고 있는 침구와 부항기가 더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침술봉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02)945-4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