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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의 육신 침으로 치료해요
‘자비의 집’ 침술봉사자들

무료급식소인 강북구 자비의 집에서 침술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의 모습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강북구 미아6동 '자비의 집(원장 이금현)'은 금요일에 유난히 붐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이 줄을 이어 찾아오는 까닭이다. 아침부터 찾아온 지역주민들로 3층 사무실은 어느새 만원이다.

주민들이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주인공들은 벌써 13년째 ‘자비의 집’을 찾은 침술봉사자들이다. 7월 15일, 침술봉사자들은 꼼꼼하게 환자 차트를 챙기는 것으로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카드에는 아픈 사람들의 증세는 물론이고 시술자들의 그 날 그 날도 담겨있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출신인 김동기(80) 거사는 한 아주머니에게 “살이 많이 빠졌다”며 말을 건넨다. 이제 ‘자비의 집’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무슨 병을 앓아왔고, 어디가 안 좋은지, 건강상태는 어떤지 단박에 알아챈다. 오랜 침술봉사 경험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오랫동안 봐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요일마다 침 맞으러 와요. 감사하지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여기 보다 좋은 곳이 없어요. 잘 해주시는데다 무료거든요.”

자비의 집 침술봉사자들은 이제 환자의 얼굴만 봐도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금세 알아차린다
6년 전 중풍에 걸리게 된 김주래(53)씨는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치료비가 모자라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자비의 집’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소득이 없거나 저소득층이라 병에 걸려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는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와요. 그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침술 한 번이 절실하거든요.”

김씨의 마비된 왼쪽 몸을 어루만지며 침을 놓아주던 침술봉사회 팀장을 강재구(80) 거사는 지치고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어 고령에도 불구하고 봉사를 그만 둘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 이들에게는 어려운 이웃이 ‘식구’들인 셈이다.

맨 처음 마음 그대로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침술봉사자 이순구(65) 보살은 “나이는 들었지만 봉사가 운명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침술봉사에 매진할 뜻을 넌지시 전했다.


<도와주세요>

침구와 부항기 필요합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침술을 펼치고 있는 자비의 집 침술봉사단은 자비의 집에 필요한 물품으로 생필품과 식료품을 먼저 꼽았다. 그러나 자비의 집 이금현 원장은 “항상 청결을 유지하면서 쓰고 있는 침구와 부항기가 더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침술봉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02)945-4200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5-07-28 오후 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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