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면사무소에서 무료의료봉사가 있을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바랍니다.”
해가림시설이 늘어선 인삼밭이 펼쳐져있고 논에는 쌀이 한창 여름 열기를 흡수해 익어가고 있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250가구 600여명이 모여 사는 조용한 마을 곳곳에 7월 17일 아침부터 싸이렌 소리와 ‘무료 진료’를 알리는 방송 소리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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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은사와 부천 석왕사, 서울역에 각각 진료소를 마련해 정기 의료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 농촌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선재의료원과 봉사원력으로 뭉쳐 각 지역 복지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노란조끼’ 부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소속 봉사자들의 만남. 두 단체의 ‘장남면 회동’은 5월 19일 발대식을 가진 긴급재난구호봉사대의 첫 활동을 알리는 것이었다.
방송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원당 1리에 살고 있는 유청기(65)할머니가 몸 이곳저곳이 저려 중풍은 아닐까, 걱정스런 마음에 진료소를 찾았다.
“할머니는 일을 조금 줄이셔야겠네요. 중풍 아닙니다. 너무 일을 하셔서 생긴 병이거든요. 몸 아프고 돈 버는 게 무슨 부질 있는 일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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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자 하는 일은 다르지만 선재의료회 의료진과 복지재단 봉사자들은 어느새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함께 돌본다는 ‘일체감’ 속에서 일을 하게 된다.
‘긴급재난구호봉사대’는 이름 그대로 재난이 닥쳤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조계종 복지재단이 상설기구로 창립한 봉사 체계. 꾸준히 봉사하는 봉사자들의 집단이지만 ‘긴급 재난구호’ 활동은 그저 재난 활동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이번 활동을 기획한 것도 긴급 상황에 필요한 순발력과 서로간의 믿음은 ‘봉사대’의 이름을 걸고 함께 활동해야 쌓아지는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박찬정 부장은 “앞으로도 긴급재난구호봉사대 소속 의료ㆍ단체들과 사회복지재단 소속 봉사자들이 유대관계를 맺어 활동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도록 농촌의료활동과 같은 연대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