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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춤 테라피>는 기본적으로 몸의 메커니즘과 우주와 몸의 관계, 사회의 가치관에 지배를 받는 심리적 자아와 참 자아의 관계, 감정의 물결이라 할 수 있는 몸짓과 정신의 관계, 춤을 통한 사회와의 소통과 치료 효과를 설명했다. 춤치료에서의 춤은 형식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추는 춤도 아니다. 오로지 치료 목적이 크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춤 치료는 다섯 가지의 리듬을 바탕으로 자신의 여성성과 남성성을 움직임과 춤으로 통합하고 본래의 자기(Self)를 만나는 과정이다. 지은이는 우주와 개인의 몸에 흐르는 파동을 다섯가지 리듬으로 파악한다. 흐름(flowing)은 자신을 발견하는 여성성의 리듬, 스타카토(staccato)는 자신을 정의하는 남성성의 리듬, 혼돈(chaos)은 여성성과 남성성이 통합된 흐름, 영혼의 노래(lyrical)는 무아경과 자아실현의 리듬, 침묵의 춤(stillness)은 평온을 찾는 새로운 시작이다.
지은이가 춤을 마음의 치유와 연결시킨 것은 개인사에서 비롯됐다. 발레리나의 꿈을 키우며 영적 충만감에 싸여 경건한 수행자처럼 살고 싶었던 지은이는 대학때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낙태를 경험하고 죄의식에 빠진다. 이후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춤에 매진했지만 무릎이 상해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로부터 그는 원래 하나였던 몸과 영혼이 사회의 도그마와 가치관에 의해 분리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육체를 학대하는 무용 대신 몸과 영혼이 일치를 느끼는 무아지경의 상태를 추구한다.
지은이 가브리엘 로스는 무대감독이자 춤 치료 연구자이며 음반기획자로, 이 책은 그가 자신의 경험과 작업을 통해 체계화한 다섯 가지의 리듬이 어떤 원형을 갖고 있으며, 각각의 리듬이 삶에서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지, 그리고 리듬과 함께 춤을 추면서 무엇을 깨닫고 배우게 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나는 내 몸을 싫어해, 나는 원래 몸이 둔해, 리듬감각이 없어, 춤출만큼 기분이 좋질 않아, 나는 춤출 공간이 없어….’ 이런 사람들에게 춤을 추라고, 그러면 몸과 영혼이 일치되는 명상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고 권유하는 책이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동작치료, 영화치료 등 최근 유행의 한 흐름이기도 하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춤을 단지 예술가만 즐기는 무대예술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든지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하나의 레크리에이션과 치료 도구로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든다.
춤 테라피 | 가브리엘 로스 지음 | 박선영 옮김 | 랜덤하우스 중앙 펴냄 |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