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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람회는 국내사립박물관의 활성화와 박물관 문화 확산을 목표로 경기관광공사 등이 주최하고, 분당자연사박물관 등이 주관하고 있다.
개막 7일째를 맞은 7월 7일 박람회를 찾았다. 방학이 시작되지 않은 탓인지 아직 한산한 가운데, 22개국에서 총 110여개 박물관·미술관(국내 49개, 국외 65개)이 부스를 마련해 놓고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다양한 문화’ 가운데 불교문화를 찾아보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불교와 관련된 전시품을 접할 수 있는 곳은 목아박물관과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 부스가 유일했다.
때문에 ‘박물관’ ‘문화’라는 명칭에서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박람회를 찾은 이라면 낭패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9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박람회에는 종교관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국제성서박물관, 십자가박물관, 한국온누리선교회, 한국창조과학회 등 기독교 계통 부스 일색이다.
유일하게 불교문화를 볼 수 있는 목아박물관이나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 부스는 종교관이 아닌 민속관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만을 놓고 보면 이번 박람회에서 불교계가 소외돼 있고, 더구나 불교는 종교가 아닌 민속신앙쯤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에 대해 박람회 실행위원회 관계자는 “사립박물관협회 등록된 모든 박물관에 공문을 보내 참가요청을 한 바 있다”며 “종교편향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종교관이 기독교 일색으로 꾸며진 것과 관련해서는 “기독교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실행위원장 신을식 위원장(분당자연박물관장)의 의중이 반영돼 ‘기독교문화선교관’이 마련됐으나, 박람회가 종교색을 띠는 것으로 오해받을까봐 종교관으로 이름을 변경한 것”이라며 “종교관이 박람회의 중심은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한 관계자는 “국립박물관들이 참여하지 않는데다, 박람회가 상업성까지 띠고 있어 성보박물관들이 참여할 만한 성격의 행사는 아니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박물관문화박람회가 특정 종교 위주로 진행되면 결국은 박람회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주최자는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일이니만큼 박람회 기획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