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청소년을 선도하기 위해 12년간 밤거리를 헤맨 일본의 한 고교 선생이 그동안 밤거리에서 만난 아이들과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도 오래 되었다. 일본도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기는 우리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즈타니 오사무의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는 12년간 야간고등학교에 근무하며 방과후 밤거리 순찰을 돌면서 비행 청소년들을 선도해온 한 교사의 감동 어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미즈타니 선생은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문제가 있는 것은 그들을 어둠 속으로 내몬 어른들이며, 아이들은 그 피해자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모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씨앗’으로 어른들이 제대로 물을 주고 정성껏 가꾼다면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울 거라는 게 미즈타니 선생의 굳건한 믿음이며, 그가 12년간 밤거리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경험한 진실이다.
이 책 속에는 지은이가 12년간 만나온 밤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때로는 교사의 욕심으로 아이에게 소홀해 죽음으로 내몰게 된 뼈저린 후회도 담겨 있고, 끝내 선생님의 사랑과 신뢰에 대한 보답으로 건강한 생활로 돌아간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에는 아이들에 대한 절절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 그리고 한없이 기다려주는 인내와 노력이 빠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를 ‘밤의 선생’ 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가장 죽음에 가까이 서있는 교사’라는 또 다른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약물이나 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면 폭력단 사무실이나 폭력집회에 혼자서 찾아가는 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밤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낮의 세계로 돌아오게 하고 싶다.” 라고 말한다.
“내게는 아이들의 과거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현재도 아무래도 상관없다. 시간이 걸려도 좋고, 누군가의 도움을 빌려도 좋으니까, 그들이 자신의 뜻과 힘으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그러려면 무조건 살아야 한다. 나는 어른들이 지금까지 정말 잘 살아줬구나 라고 그들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를 인정하고, 제대로 칭찬해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지금까지 그를 이끌어 온 신념의 모든 것이다. 왜 밤거리의 아이들은 미즈타니 선생에게만은 ‘마음을 여는 것’일까? 그것은 아이들에 대한 절절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 그리고 한없이 기다려주는 인내와 노력때문이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선도하는 학생부 선생으로서 이 책을 읽고 많은 반성을 했다. 나는 ‘등교거부를 하는 아이들 곁에서 침묵하며 기다린 적이 있는가?’, ‘학생들이 왜 죽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적이 있는가’ 등에 대한 물음을 내자신에게 던졌다.
방황하는 청소년, 그러한 청소년을 자녀로 가진 부모, 그리고 그들을 포기하려는 교사들에게 마즈타니 선생은 조금만 더 인내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 | 마즈타니 오사무 지음 | 김현희 옮김 | 에이지 21펴냄 | 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