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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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앞둔 대학 혼란 막아야”
동국대 교수들 이사장ㆍ총장에 고언발표



동국대 원로교수모임이 최근 학내 문제와 관련, 이사장 현해 스님과 홍기삼 총장에게 드리는 고언을 발표했다.

원로교수모임은 최근 거듭되는 실정으로 건학 100주년을 앞둔 동국대가 대학발전에 역량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분열과 대학행정의 난맥을 바로 잡을 이사장과 총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년보장 교수의 연구업적평가 도입 등에 따른 학내 반발과 필동병원 매입과 관련한 재단내부의 검찰 고발사태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발표에는 동국대 정용길 교수를 비롯한 교수 30여명이 서명했다.


이사장과 총장께 드리는 원로교수들의 고언(苦言)

동국대 교정에 부착된 교수들의 대자보
다가오는 2006년은 우리 동국대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는 아주 뜻 깊은 해 입니다. 그러므로 올해는 동국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동국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하여 우리 동국가족 모두가 화합과 동참의 정신으로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대학 발전에 매진하여야 할 아주 중요한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우리 대학 현실은 이와 너무 동 떨어져 있습니다. 이사회는 이른바 중앙대학교 부속 필동병원의 매입과 관련한 비리 의혹문제로 분열되어 있고, 학교 당국과 총동창회는 반목과 대립의 갈등관계에 있으며, 교수회와는 학교 당국의 무리한 구조조정과 제도개혁의 일방적인 강행으로 불신과 오해가 증폭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야말로 최근의 현실은 우리 대학의 앞날을 전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동국가족의 분열과 대학행정의 난맥상이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임기 3차년도를 맞이한 현 총장은 올 신학기초에 특수대학원과 학부를 무리하게 졸속으로 통ㆍ폐합하여 대학(원)장 일인에게 과중한 업무의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학과와 교수의 의견에 대한 통합조정 기능과 역할조차 수행하기 힘들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직원의 수와 공간을 무리하게 줄이는 구조조정을 강행함으로써 책임과 권한의 혼선을 야기하여 대학행정이 지리멸렬한 상태로 전락되도록 방치하였습니다.

이러한 총체적인 난국에서 학교 당국은 정년보장교원의 호봉승급을 제한하는 규정을 제정하였고, 교원의 연구업적 관련 규정을 강화하였습니다. 또한 학교당국은 이미 2005학년도 1학기의 교육업적평가 및 보상안을 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학과나 전공이 통ㆍ폐합되고 학생정원이 감축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모든 결정이 그것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교수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데 있습니다.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교육을 하는 기관입니다. 대학에서의 학문연구는 자유로운 토론과 생산적인 비판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개척하고, 그것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문연구에 대한 열정과 창의성이 가득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환경은 자유스러워야 합니다.

또한 교수들은 전문적인 지식인들이기 때문에 상식적인 판단에 의한 통제권으로부터 벗어나야 창의력을 더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의 연구업적은 연구자의 창조적인 지적 활동의 귀중한 성과물이기 때문에 정치권력이나 종교 및 사회단체 등으로부터도 독립된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대학에서는 절대적으로 민주주의적 운영방식이 중요합니다.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정치가 민주정치이듯이, 대학도 진리탐구라고 하는 대학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대학구성원들의 의사가 대학정책결정과정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국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교권을 지키기 위해 연일 결의문이나 성명서를 발표하는 교수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학교당국을 보면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 상황은 마치 외길의 양 끝에서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를 연상케 합니다. 이대로 가면 학교는 큰 분규에 휩싸일 것이 명약관화(明若관火)합니다. 100년 역사의 동국대학교는 엄청난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동국대학교에서 평생을 봉직한 이른바 ‘원로’라고 하는 우리들은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해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사장과 총장께 다음과 같은 고언(苦言)을 드리고자 합니다.


□ 재단이사장께 고언을 드립니다.

(1) 지난 2004년 중앙대 부속 필동병원 매입 등과 관련하여 재단 감사 3인과 이사 5인이 재단 이사장과 총장을 검찰에 고발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학교안정을 위해서는 하루속히 이에 대한 이사장의 해명이 필요합니다.

(2) 우리 대학교가 점점 낙후되는 것은 법정부담금조차 못내는 재단전입금문제도 한 이유입니다. 재단이 의무와 책임을 다 할 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힘도 나옵니다. 학교경영을 위해 재단은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3) 교비로 마련한 학교재산인 병원을 처분하여 재단이 책임져야 할 교비 환수금에 충당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더욱이 동국대학교 일산불교병원의 영안실을 재단이 직접 운영한다는 것은 병원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것으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 총장께 고언을 드립니다.

동국대 교정에 나붙은 교수들의 대자보.
(1) 총장께서도 중앙대 부속 필동병원 매입 등과 관련하여 고발당하셨습니다. 이 문제로 학교는 어수선합니다. 하루속히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수습할 일이 있으면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치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 최근 연이어 발표되는 교수들의 “결의문”과 “성명서”에 지금이라도 귀를 기울여 개선할 것은 개선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학과와 전공의 통ㆍ폐합이나 교수의 연구ㆍ교육업적평가제도의 개혁에 관해서는 관련 당사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개혁의 원칙과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3) 학교 당국은 현 행정의 난맥상과 구성원들 간의 분열 및 갈등 해소를 위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용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교수회와 총동창회를 비롯한 동국 구성원들과의 대화 채널을 시급히 개설하여 동국가족 상호 간의 불신과 오해를 불식시키고, 화합과 단결을 구현함으로써 동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005년 6월 23일

강성운 김상종 김용욱 김주환 박거덕 염기현 이금석 이상현 임돈희
정용길 권기종 김상현 김영순 김태홍 방현수 오정수 이기동 이승영
장오현 조 은 김빈웅 김용기 김주필 문명대 성용길 윤현보 이민웅
이황우 정병조 한태식(보광)
조용수 기자 | pressphoto1@hanmail.net
2005-07-05 오전 10:27:00
 
한마디
에구~ 강철벽에 대고 통곡들을 하시는군요!!!!!
(2005-07-05 오후 7: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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