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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 해인사 법보전(法寶殿)에 소장된 비로자나불상(毘盧舍那佛坐佛像)이 국내에 존재하는 목조 불상 중 연대가 가장 오래된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판명됐다.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사(주지 현응)는 법보전 본존불로 소장된 비로자나불상을 개금(改金)하는 과정에서 불상이 중화(中和) 3년에 제작됐다는 묵서명 연기문을 발견했다고 7월 4일 밝혔다. 중화 3년은 당 희종(僖宗) 연호로 신라로서는 제49대 헌강왕(憲康王.재위 875∼886) 재위 9년째에 해당한다.
비로자나불상에서 묵서명이 발견됨에 따라 지금까지 조선시대 초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알려져 왔던 비로자나불은 해인사 역사와 함께 해 온 한국 유일의 신라 목조불상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은 개심사 소장 아미타 삼존불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려 충렬왕 6년(1280)에 보수된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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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강우방 교수는 법보전 비로자나불은 법신인 대장경과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의 관계를 명료히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를 갖는 것이며, 당시 단순화와 생략되어 표현된 석불이나 철불에 비해 목불은 사실주의 조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얼굴이 신체에 비해 크며, 옷주름이 유려한 것으로 봐서 자연주의적이고 사실주의적인 양식을 잘 나타내고 있는 8세기 후반 9세기 전반의 특징적 양식을 잘 나타내고 있어 9세기 불상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 호류지(法隆寺) 소장 백제관음상(百濟觀音像)과 같이 자연주의적 표현을 자유롭게 한 신라목불이 판명돼 기쁘다고 말했다.
해인사 목조 비로자나 불상에서 보여진 명문은 오른쪽 17자 왼쪽 14자로 왼쪽 줄을 통해 이 불상이 "중화 3년 계묘년"에 완성됐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 불상이 계묘년에 조성됐는지 아니면 그 이전 조성되어 개금을 했는지는 좀더 상세한 연구를 해야하며, 일부 글자에 대한 판독이 불확실하고, 이두와 구결 등의 신라식 한문이어서 전체적인 의미에 대한 판독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오른쪽 줄(총 17자) : 誓願大角干主(?)燈身賜彌右座妃主燈身●(?)
▲왼쪽 줄(총 14자) : 中和三年癸卯此像夏節柒(?)金着(혹은 著)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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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25m인 이 비로자나불 좌상은 1972년 2월 12일에 경남시도유형문화재 제41호로 지정됐으며 이마에는 반달 모양을 표현하고 있으며, 불상이 입고 있는 옷은 왼쪽 어깨에만 걸쳐 있고(우견편단), 주름은 평행 계단식으로 표현됐다.
해인사는 개금불사 후 9월 1일부터 보경당에서 별도의 불단을 마련하고 100일간 친견법회를 갖고, 이후 친견에 대해서는 장격각 보존을 위한 제한과 같이 제한할 계획이다. 또 오는 10월에 목조불상의 학술적 예술적 연구를 위한 학술대회 및 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