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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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사 회주 경암 스님의 <시조시장경>
한국문학 최초 불경을 시조시로 노래한 책 나와

“형상에 마음 주고 차별망상 짓지 마라/ 순간도 영원함도 느껴 갖는 망상의 틀/ 이 세상 최상의 수행 그 이름 ‘만야바라밀’.” (반야시 제7장 中)

시조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읊는다? 불입종 총무원장 경암 스님(제천 송화사 회주)이 한국문학사상 최초로 불경을 시조시(時調詩)로 노래한 <시조시장경>을 펴냈다.

불입종 총무원장 경암 스님은 시조의 운율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아 대중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경암 스님은 1970년 첫 시집 <낙뢰목의 여진>을 선보인 후 <시조문학>에 ‘부앙저회’란 시조시로 등단했다. 시조의 운율에 불교의 진리를 실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스님은 <법시(法施)>와 <불입지(佛入誌)> 등의 불교계 잡지에 시조시를 발표하기 시작해, 30여 년간 ‘시조시 불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지은 시조시만 해도 540여 수를 헤아린다. 이번에 선보인 <시조시장경>에서는 시조시를 ‘팔상성도’와 <아함경> <방등경> <반야경> <화엄경> <법화경> <열반경> 순으로 정리해 실었다.

그 중 부처님의 열반을 노래한 시조시를 살펴보자. “부처님 열반드심, 중생이여 슬퍼말라/ 게으름 없이 닦아 그 마음 법에 살며/ 열반은 그대의 둥지, 본래 슬픔 없는 것.”(열반시 제2장 中) “네 성품에 들어있는 부처성품 찾아내라/ 분명히 살펴알아 드밝게 깨친다면/ 부처님 비밀법장에 들어가게 되리라.”(열반시 제5장)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와 수행과정, 가르침 등을 함축적이면서도 운율이 살아 있는 시조시로 되살려내 누구나 쉽게 읽고, 그 뜻을 헤아려볼 수 있도록 했다. 관음사 조실 이두 스님은 ‘시조시장경의 문학사적 의의’란 글에서 “최초의 장경 시조시집인 <시조시장경>은 시작(詩作)으로 써진 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분리하지 않은 뚜렷한 원력의 표현으로 써진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문학사상 최초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조시로 옮긴 <시조시장경>
경암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조시의 그릇에 나누어 담느라 긴 세월을 보냈다”며 “많은 사람들이 시조시를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스님은 월사 스님을 은사로, 태허 스님을 계사로 득도한 후 고산사와 금강암 보덕사 등에서 수행 정진했다. 1977년 법화유치원을 설립했고 현재까지 17년간 불입종 총무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시조시장경>(경암 스님 지음, 여시아문, 2만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6-30 오전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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