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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순간 가슴을 울리는 자비의 종‘나눔’




“아무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것도 받지 않을 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습니다.”(데이브 토이센)

나눔은 "기꺼이 주려는 고귀한 품성"이다. <나눔>을 쓴 데이브 토이센은 30여년간 세계 난민지역을 돌며 구호활동을 펼쳐 왔다. 사진속 이라크 아이들의 눈망울이 천진난만하다.


<나눔>은 데이브 토이센(월드비전 캐나다 회장)이 30년간 에티오피아, 이라크, 코소보 등 세계의 분쟁지역과 재난현장을 다니며 건져올린 ‘나눔’ 에 대한 따뜻한 통찰을 전하는 책이다. 세상 곳곳에서 나눔과 관용, 너그러움을 실천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가슴 뭉클한 일화를 통해 ‘나눔’의 힘과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지은이는 ‘나눔’ 이란 누군가에게 기꺼이 주려는 마음, 남을 보살피고 이해하는 단순하고 따뜻한 마음과 그 실천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과연 나눔으로 이 험한 세상을 구하고 내 삶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지은이는 삶에 대한 한줄기 기대마저 짓밟힌 참혹한 구호현장에서 쓰러진 이들을 다시 일으키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목격한다. 가장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도 오히려 먼저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너그러운 사람들도 만난다. 코소보 내전이 드리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지은이에게 초콜릿을 건네던 상처투성이 소녀 릴리단의 이야기는 진한 감동을 전한다.

릴리단은 내전중 군인들이 휘두른 소총의 개머리판에 맞아 팔이 부러졌다. 급기야는 의식을 잃었고, 군인들에 의해 버려졌다. 그때 지은이가 발견하고 보니 릴리단의 성한 한쪽 손에 조그맣게 은박지로 싼 것이 쥐어져 있었다. 구호단체에서 받은 초콜릿이었다.

물을 긷고 있는 에티오피아 난민들.
의식이 깨어난 릴리단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이 초콜릿을 지은이에게 건네준 것이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그때의 감회를 이렇게 털어놓는다. “깔고 자는 옷가지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몸과 마음에 새겨진 깊은 상처뿐인 그 아이가…. 초콜릿을 받으며 난 어쩔 줄을 몰랐다. 아무 사심 없는 이 너그러운 행동에 그만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라고.

지은이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는 ‘나눔의 마음’이라는 희망의 욕구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나눔의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물질은 물론 마음을 나눈 이들이 많았다.

14세의 어린 나이로 ‘아이들에게 자유를’이란 단체를 만들어 아동노동 착취를 고발한 캐나다 소년도 있었다. 아들을 죽인 젊은 군인을 용서해 고국에 화해의 물꼬를 튼 르완다의 여성 데보라 니라카브리르키라의 이야기는 가슴 뭉쿨하다.

이렇듯 삶에 대한 한줄기 기대마저 짓밟힌 참혹한 구호현장에서도 쓰러진 이들을 다시 일으키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나눔’의 놀라운 힘을 목격한 지은이는 이제 ‘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메신저가 되었다.

특히, 자신의 시간과 돈을 나누는 평범한 ‘영웅’ 들을 통해 나눔이 비범한 이들의 전유물이거나 거창한 실천이 아님을, 이미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이상적인 이야기만을 나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현실적인 갈등에 대해 지혜를 선사하고,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들려준다.

가령 지은이는 “자신이 번 돈 중 일정액을 정해 지역사회나 국가, 세계의 고통을 덜기 위해 노력하는 자산단체들에 기부하는 것을 실천하자.”고 조언한다.

월드비전 캐나다 회장 데이브 토이센의 책 <나눔>.
책 말미에 실린 두 가지 ‘부록’도 눈에 띈다.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4가지 ‘비법’. 즉 ‘내면에 힘써라’ ‘좋은 태도를 가져라’ ‘지금 가진 것을 나누어라’ ‘무엇이 당신을 움직이는가’ 등도 소개해 준다. 또 훌륭한 자선단체를 선택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네가지 요소(말과 행동의 일치, 후원자를 중시여기는 곳, 책임있는 관리 감독, 실천에 옮기는 곳)를 통해서는 지은이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현실적인 고민을 했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천 번의 기도보다 단 한 번의 행동으로, 단 한 사람에게라도 기쁨을 주는 일이 훨씬 낫다”는 간디의 말처럼 보살행을 실천할데가 없는지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든다.

<나눔>
데이브 토이센(월드비전 캐나다 회장)지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9천원

김주일 기자 |
2005-06-27 오전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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