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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장 스님 부시 대통령 전달 친서 공개

법장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미국 방문시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가 6월 22일 공개됐다.

법장 스님은 친서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6자회담 불참과 핵 보유 선언으로 위기의 상황임을 대통령께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어떠한 무력의 충돌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우리 국민들의 간절한 바램을 전달해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법장 스님은 또 “특히 인도적 차원의 기초 농자재와 식량 지원, 그리고 경제활동으로 주변국가와 보조를 맞출 수 있을 만큼의 필요한 에너지 자원 등은 북한을 개방시키고, 스스로 무력을 포기하도록 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치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장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첫 번째 경계하는 것이 바로 살생”이라고 소개하며 “현대사회에서 전쟁은 그대로 대량살상의 상징이다.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 결과가 인류를 대량살상하는 것은 인류의 파멸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법장 스님은 “앞으로도 북한핵문제를 완전히 풀릴 때가지 미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서 인내와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가시길 간곡히 당부 드린다”며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미국이 북한 핵에 대해서 물리적으로 군사행동에 돌입할 경우 그 자체가 동북아시아의 재앙이며, 전체 인류에게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역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친서 전문.



존경하는 미합중국 부시 대통령에게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부시대통령과 미합중국 국민 여러분에게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소승은 대한민국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으로 미국을 방문한 대한불교조계종 최초의 총무원장입니다. 이번에 저는 뉴욕사원연합회와 남가주사원연합회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하였습니다.

1883년 한미수호조약 체결 이후 12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미국이 대한민국의 우방임은 지난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을 통해서 수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키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또한, 전후 복구를 위해 미국은 한반도에 물적 ․ 심적 원조를 아끼지 않았으며, 한국의 현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이 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미국에는 2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미국에서 많은 한국의 스님들이 미국민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의 실천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해서 몇 번의 법회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한 진정한 자유와 평화의 가치에 대하여 이야기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부시 대통령 각하!

지난 20세기 인류 문명의 진보는 과연 믿을 만한 것이었는가를 한번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의 급진적 발달은 한편으로 인간의 소외를 가속화시켰고, 생명에 대한 존엄성의 상실을 동반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국가간, 계층간 빈부의 격차는 심화되고 그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상업주의로 인해 인간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기 시작한 지 오래입니다.

환경으로부터의 경고를 무시한 채 자연에 대한 약탈과 착취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끝없는 인간의 도전 속에 지구는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제 인류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특히 세계의 지도자들은 인간의 심미적,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러한 가치들의 향상에 노력해야 합니다.


어느 종교든 종교가 갖는 최고의 미덕은 관용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고 상생의 윤리를 확립할 때 지구촌의 평화는 유지될 것입니다.

관용은 개인에게는 삶을 유지시키고, 사회에서는 다양성을 보존시키는 힘입니다. 그 다양성이 한 사회를 건실하게 이끌고 유지시키는 힘이 되는 바, 그 대표적 예가 미국이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부시 대통령 각하!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6자회담 불참과 핵 보유 선언으로 위기의 상황임을 대통령께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어떠한 무력의 충돌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우리 국민들의 간절한 바램을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동양의 고전인 손자병법에 이르기를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은 최선 중의 최선이 아니다. 전쟁을 하지 않고 적병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중의 최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사력의 동원 없이 북한을 개방화하고, 핵개발을 저지시킨다면 세계의 지도국가인 미국의 위상을 만천하에 떨치는 일이 될 것이며, 가장 이상적인 세계 전략이라 할 것입니다.


특히 인도적 차원의 기초 농자재와 식량 지원, 그리고 경제활동으로 주변국가와 보조를 맞출 수 있을 만큼의 필요한 에너지 자원 등은 북한을 개방시키고, 스스로 무력을 포기하도록 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첫 번째 경계하는 것이 바로 살생입니다. 스스로는 물론, 남을 시켜서도 살생하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절대 금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전쟁은 그대로 대량살상의 상징입니다.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 결과가 인류를 대량살상하는 것은 인류의 파멸을 의미합니다.

존경하는 부시 대통령 각하,

최근 미국 정부가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수차례의 발언과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 발표를 통해서 그 동안 북한 고집해왔던 사안에 대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북한핵문제를 완전히 풀릴 때가지 미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서 인내와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가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미국이 북한 핵에 대해서 물리적으로 군사행동에 돌입할 경우 그 자체가 동북아시아의 재앙이며, 전체 인류에게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역사가 될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를 직접 만나서 말씀드려야 하나 그렇지 못하고 이렇게 문건을 전달하게 됨을 아쉽게 생각하며, 소승은 귀국 후 기회가 닿는 대로 북한을 방문하여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부시 대통령 각하의 지혜와 평화를 사항하는 마음이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염원하며, 미국과 대한민국이 지금까지와 같이 영원한 우방으로 남아 있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과 미합중국 국민 모두에게 부처님의 자비가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49(2005)년 5월 25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법 장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5-06-22 오후 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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