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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불교관련 세션 중 가장 첫 번째로 열린 ‘일본불교의 성문제’ 순서에는 조은수(서울대 철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오카노 하루코 쿠니군데(세이센대) 교수, 히비노 유리 씨(가나자와대), 미나모토 준코(킨사이대) 교수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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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히비노 유리 씨는 일본의 낙태아 천도제인 ‘미주코 큐요(Mizuko-Kuyo)'의 현황과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개했다. 히비노 씨에 따르면 이 천도제는 불교사찰들에 의해 최초로 시작됐으며, 여성들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는 낙태한 여성의 고통을 감싸않지 못한 채 오로지 여성의 문제로만 바라보고 사죄케 하는 한계점을 드러낸다. 히비노 씨는 “미주코 큐요는 여성의 (임신)사전 선택여부와 생산성과의 관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미나모토 준코 교수는 지난 200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 성지 오미네 산의 여성 입산불허와 관련한 실제 사례를 발표했다. 고대 이후 불교와 신교 양 종교의 성지로 사람의 출입이 금지됐던 오미네 산은 몇 년 전부터 남성에게만 개방을 허용하고 여성은 ‘불길하다’는 이유로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미나모토 교수는 “지난 1년여 동안 일본 현지 당국과 유네스코에 12,314명의 서명을 받아 항의서를 보냈으나 아직까지 응답이 없는 상태”이며 “여성의 동등한 입산 허가를 얻을 때까지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들의 동참과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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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세션 ‘권리와 차별의 관점에서 바라본 종교: 아시아의 여성과 전통종교’에서는 박진(아메리칸대) 교수와 김성은(서울대 종교학 박사과정) 씨가 각각 ‘근대 한국사회의 불교와 신여성’과 ‘조선시대 불교와 귀족여성의 관계’에 대해서 발표했다.
박진 교수는 한국 근대사회를 살았던 신여성 김일엽 스님과 나혜석의 비교를 통해 두 여성의 자아(참나)를 찾는 과정에 있어 불교가 미친 영향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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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두 인물은 모두 억압을 강요당했던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 자아해방을 갈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불교는 이들에게 한 인간으로서 참나를 찾기 위한 과정이 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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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성은 씨는 조선실록 등을 근거로 유교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불교와 유교적 전통에 억압받던 조선시대 여성들의 관계를 살펴봤다.
김 씨는 “조선왕실의 대비, 중전 등 귀족여성들이 불심이 깊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며 “유교전통에 의한 억압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조선시대 여성과 불교는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는 일종의 동맹관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핍박받는 현실에서 벗어나 주체가 될 수 있는 절에서 여성들은 위안을 얻었으며 숭유정책으로 설자리를 잃어가던 불교는 사찰을 찾는 여성들에 의해 존재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 세션 모두 미국, 독일, 브라질, 네팔 등 다양한 국가의 참석자들이 질의응답 등을 통해 적극적인 반응으로 참여해 불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