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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들을 진정 특별한 친구로 맞이하기 위한 음악회”라는 주지 여진 스님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날 음악회는 일반인과 장애인들이 서로 만나 장애에 대한 편견을 넘어 마음을 나누고, 음악으로 하나 되는 자리였다.
효봉 스님이 주석하셨던 토굴터가 있는 통영 미래사가 장애우들과 일반인들의 문화, 복지 도량을 지향하며 올해로 세 번째 개최한 산사음악회. 이날 음악회에는 통영보건소와 자생원 등에서 70여 명의 장애우들과 일반인 등 1천 5백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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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 저녁 7시경에 시작된 공연은 미래사 합창단인 자항합창단의 찬불가공연, 클래식 기타 연주, 오카리나 연주, 사물놀이 공연, 진의장 통영시장의 시낭송 등에 이어 ‘한계령’의 가수 양희은 씨의 무대에 이르자 절정에 달했다. 산사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고 대웅전 탱화와 불상이 조화를 이룬 무대는 조명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그러나 그 어떤 무대보다 화려하게 빛났던 무대는 바로 장애우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선보인 휠체어 댄스와 수화 노래. 통영 보건소와 자생원 원생들이 꾸민 이 무대에서는 포크댄스를 변형시킨 휠체어 댄스와 수화 노래가 선보여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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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휠체어 댄스팀의 일원으로 무대에 오른 박화석(37. 지체장애) 씨는 “절에서 열리는 산사음악회에는 처음이라 너무 기분이 좋다. 자주 자주 이런 음악회가 열렸으면 좋겠고 좀 더 연습을 해서 다음 공연 때는 더 멋진 춤을 보여주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함께 참석한 자생원 임영애 실장은 “표현은 잘 안되지만 자생원 원생들이 이런 음악회에 한번 참석하거나 관람을 하고 나면 활력소가 되어 재활 의지가 높아진다”며 “장애우를 배려하며 음악과 춤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음악회를 열어주신 여진 스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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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서 참가한 최미영 씨도 “장애우들을 위한 음악회여서 그런지 모든 음악이 더 감동적으로 들리는 것 같다”며 “이런 음악회가 평소 장애인들에게 무관심했던 나를 돌아보고 장애를 딛고 일어서려는 이들에게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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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병원 봉사활동으로 병들고 소외받는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여진 스님은 통영 미래사에 장애우들을 위한 화장실과 휠체어 통로를 설치할 정도로 장애우들에겐 특별한 친구다. 여진 스님은 “장애우들은 우리들이 손을 내밀어주길 기다리고 있다”며 “장애우들이 기다림에 지쳐 포기하기 전에 손을 내밀고 마음을 나누는 우리가 되자”고 거듭 강조했다.